푸홀스-몰리나 후계자는 한국계 빅리거? JJ 웨더홀트, 세인트루이스와 8년 연장 계약

배지헌 기자 2026. 7.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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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더홀트, 8년 1억 1250만 달러 계약
-인센티브 포함 시 최대 1914억 원 규모
-푸홀스·몰리나 이을 새 프랜차이즈 스타
JJ 웨더홀트(사진=MiLB.com)

[더게이트]

한국계 내야수 JJ 웨더홀트가 메이저리그 명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새로운 얼굴로 낙점됐다. 세인트루이스가 신인 내야수에게 구단 역사상 유례없는 파격적인 장기 계약을 안기며 미래를 맡겼다.

세인트루이스는 11일(한국시간) 웨더홀트와 8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공식 발표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과 디 애슬레틱은 이번 계약이 총액 1억 1250만 달러(약 1631억 원) 규모라고 일제히 전했다.

이번 계약에는 구단이나 선수가 계약을 중도에 깰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성과 인센티브가 추가돼 총액이 최대 1억 3200만 달러(약 1914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전했다. 이는 연봉 조정 신청 자격 취득 전 선수 기준으로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04년 앨버트 푸홀스의 7년 1억 달러(약 1450억 원) 계약마저 뛰어넘었다.
JJ 웨더홀트(사진=MLB.com)

새 수뇌부의 첫 작품

세인트루이스와 웨더홀트 측은 올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부터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당시 메이저리그는 나이 어린 내야수들이 잇따라 대형 장기 계약에 서명하던 시기였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쿠퍼 프랫과 8년 5075만 달러(약 736억 원)에, 시애틀 매리너스는 콜트 에머슨과 8년 9500만 달러(약 1378억 원)에 계약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케빈 맥고니글이 8년 1억 5000만 달러(약 2175억 원),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코너 그리핀이 9년 1억 4000만 달러(약 2030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시장이 요동쳤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세인트루이스와 웨더홀트의 협상은 한동안 답보 상태를 이어갔다. 그러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전격적인 계약으로 이어졌다.

대학을 거쳐 프로에 뛰어든 웨더홀트는 앞서 연장 계약한 고졸 신인들과 달리 서른두 살이 돼야 FA 자격을 얻는다. 옵션 조항이 없는 것도 맥고니글이나 그리핀의 계약 구조와 닮았다. 반면 에머슨의 계약에는 구단 옵션이 하나, 프랫의 계약에는 두 개가 포함돼 차이를 보인다. 웨더홀트의 새 계약은 2027시즌부터 2034시즌까지 8년간 이어진다.

이번 대형 계약은 지난 6월 말 단행된 구단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랜 기간 구단을 이끈 빌 드윗 주니어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아들 빌 드윗 3세 사장에게 넘기고, 하임 블룸 야구부문 사장이 구단 운영 전권을 잡은 상황. 블룸의 전임자인 존 모젤리악은 어린 유망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데 소극적이었다. 2018년 폴 디종과 맺은 6년 2600만 달러(약 377억 원) 계약이 고작이었다. 이번 계약은 구단의 방향성 전환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인 셈이다. 

메이저리그 노사협약(CBA)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어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선수단 운영 비용이 오르기 전에 확실한 선수를 묶어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계산을 했을 법하다.

2002년생인 웨더홀트는 한국인 할머니를 둔 한국계 선수다. 올해 초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엔 한국 대표팀 합류를 강하게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모 중 한 명이 해당 국적을 보유하거나 해당 국가에서 출생해야 한다는 대회 규정에 막혀 뜻을 이루진 못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지명된 웨더홀트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전체 1순위 지명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은 자원이다. 계약금 690만 달러(약 100억 원)를 받고 입단해 마이너리그를 초고속으로 통과한 뒤 올해 빅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했다. 데뷔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고, 다음 경기에서는 10회 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웨더홀트는 87경기에서 타율 0.267, 출루율 0.362, 장타율 0.411, 13홈런을 기록하며 팬그래프 야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8위에 올라 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유력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디 애슬레틱의 유망주 전문가 키스 로 기자는 웨더홀트를 전체 유망주 순위 7위로 평가하며 "내셔널리그 유망주 중 언젠가 타격왕에 오를 것이라고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타자"라고 치켜세웠다.
JJ 웨더홀트(사진=MiLB.com)

세대교체의 중심에서 와일드카드를 쏘다

세인트루이스는 올겨울 소니 그레이, 윌슨 콘트레라스, 놀란 아레나도, 브렌던 도노반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리빌딩에 돌입했다. 웨더홀트 계약 전까지 구단의 2027시즌 확정 연봉 지출은 1300만 달러(약 188억 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이적시킨 그레이와 콘트레라스의 잔여 연봉을 보스턴에 보전해주는 금액이었다. 웨더홀트는 이번 계약으로 구단의 2027시즌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몇 년간 리빌딩 모드였던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권에서 3경기 차 이내로 추격 중이다. 외야수 조던 워커의 성장, 마무리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대활약, 여기에 안정적인 수비와 파괴력을 자랑하는 웨더홀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앨버트 푸홀스와 야디어 몰리나 이후 끊겼던 세인트루이스 프랜차이즈 슈퍼스타의 계보를 이을 재목이 마침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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