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에 사이드카 벌써 34회… 변동성이 뉴노멀된 韓증시
삼전닉스 수급 쏠림·레버리지 탓
김용범 靑실장 “레버리지 보완 검토”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 완화 장치인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되며 극심한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 횟수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기록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변동성은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수급 쏠림 현상과 과열된 레버리지 투자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4.03포인트(2.52%) 오른 7475.94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자가 1조13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5.47% 오른 837.43으로 마감했다.
증시는 장초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 랠리를 펼쳤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대 상승하는 등 반도체 훈풍이 불어온 영향이다. 다만 대형주들은 장 마감 직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장중 7%대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52% 오른 28만5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서 0.27% 빠진 2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시장이 요동치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는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조치다. 문제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이날까지 총 34회(매수 17회, 매도 17회)에 달한다. 이는 역대 가장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연간 기록(26회)을 이미 한참 넘어선 수치다. 매매거래를 20분간 완전히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 6차례 발동됐다.
이런 변동성은 수급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삼성닉스로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개인들은 두 종목에만 무려 98조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만 이들 레버리지 ETF 14종의 거래대금이 212조원에 달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구조상 상승장에서는 매수세를, 하락장에서는 매도세를 더욱 키워 변동성을 증폭시킨다.
정상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레버리지도 심각하고 올해 거의 29조원이 반도체 테마 ETF로 들어오는 등 수급 쏠림이 강하다”며 “시세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레버리지 ETF 문제와 관련해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 중”이라며 “처음 도입된 제도이니 보완이 필요한 경우 점검회의에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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