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하다” “당원 혼란”…김민석·정청래 ‘선호투표제’ 공개 충돌

선호투표제가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당권 주자 간의 직접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10일 전북도청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선호투표제에 대해 “전임 (이재명) 지도부가 통과시킨 것”이라며 “이것을 갑자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서 선수가 룰을 갖고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이 좋다”며 “룰에 대해 너무 시비를 걸면 치사해진다”고 했다. 선호투표제를 반대하는 정청래 전 대표를 직격한 것이다.
정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전북 전주 전북도당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당 대표 선거 선출 방식은 결선투표제로 돼 있다. 선호투표로 돼야 한다는 것이 없다”며 “(선호투표제는)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논란에서 비켜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벌써 당원들이 소송하겠다, 어쩐다 좀 혼란스럽다”며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해소해 달라고 한병도 당 대표 대행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선호투표제는 1~3순위를 기명으로 투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3등 주자의 2순위 표를 1·2등에 각각 합산해 다득표자를 가리는 경선 방식이다. 흔히 쓰는 결선투표처럼 투표를 두 번에 걸쳐 하지 않고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지난 7일 대표 경선 방식으로 선호투표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른바 ‘빅3’ 후보로 김 전 총리, 정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의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선호투표제가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한 규정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지난 8일부터 문정복·박규환·이성윤 등 친정청래(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은 “결선투표를 한 번 더 진행하면 독자 노선인 정 전 대표에게 표가 돌아설 여지가 생긴다”고 했다.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청계와 친김민석(친석)계는 말싸움을 벌였다. 친석계 황명선 최고위원이 “유불리에 따라 뒤집으려는 사당화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하자 같은 친석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선호투표제는 특정인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친청계 최고위원은 “당헌은 우리 당의 헌법”(이성윤), “오류를 금과옥조처럼 지키려는 저의가 궁금하다”(문정복), “법과 원칙에 대한 무시이자 모독”(박규환)이라고 맞공세를 퍼부었다.
경선 방식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이날 밤 최고위를 열어 선호투표제 시행 여부를 최종 결론내기로 했다. 최고위 안건은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다. 현재 최고위는 한병도 원내대표(대표 직무대행), 강득구·문정복·박규환·박지원·이성윤·황명선 최고위원 등 7명으로 구성돼 있고, 그 중 친청계(문정복·박지원·박규환·이성윤)가 과반이어서 선호투표 도입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를 마치고 나와 친청계 박지원·이성윤 최고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최고위원은 평당원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으니 자격 박탈이고, 이 최고위원은 연임 도전을 할 거라는 이유다.

공방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당권 주자 셋은 이날 나란히 호남을 방문했다. 전북도당 상무위에 함께 참석한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면전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전 총리는 “지금은 대통령과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 외에는 여당의 책무는 없고, 만약 그것에 부족함이 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는 반명(반이재명)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많은 사람이 의심하고 있는데 누가 대표가 돼야 그것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지난 1년의 지난한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송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당원·청년과 함께하는 공감토크’ 행사에서 “정 전 대표가 당권을 가졌을 때 얼마나 당권을 휘둘렀나”라고 직격했다. 동시에 김 전 총리와 연대 가능성엔 “송영길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필승 메이커”라며 “중도 포기나 단일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보현ㆍ오소영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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