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폭등" 가짜 만화까지…중·러·이란, 美AI 틈새 노린 심리전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미국 내 반대 여론을 이용해 사회적 갈등을 키우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위험정보 분석업체 알레테아(Alethea)는 올해 중국·러시아·이란의 관영매체와 소셜미디어 활동을 분석한 결과, 이들 국가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논란을 정치·사회적 분열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한 정황을 확인했다.

일례로 중국 측은 오픈AI의 챗GPT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기요금이 폭등했다”는 내용의 가짜 만화를 제작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유포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버지니아주 게인즈빌의 데이터센터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AI 발전이 미국인의 경제적·신체적 안녕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미국 기업 파이어버드가 아르메니아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전력망 불안을 부각하는 영상을 퍼뜨렸고, 이란은 미국 AI 기업과 이스라엘의 연계를 강조하며 AI 개발 경쟁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테아는 지난 1~6월 중국·러시아·이란 관영매체가 데이터센터를 언급한 사례가 약 700건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들은 터커 칼슨 등 미국 내 유명 인사들의 데이터센터 비판 발언을 인용하며 기존 논란을 부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 세력이 새로운 논란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불만을 증폭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국(ODNI)에서 일했던 제시카 브랜트는 NYT에 “외국 세력은 미국내 AI 논쟁을 악용하고 있다”며 “미국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거주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비율보다 약 20%포인트 높은 수치다. 주민들은 전력 소비 증가와 전기요금 상승, 소음, 경관 훼손, 기후 영향 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는 데이터센터 신설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다만 외국의 정보 공작이 실제 미국 여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픈AI는 중국에서 활동한 일부 공작 세력이 챗GPT를 이용해 관련 게시물을 제작했지만, 실제 이용자 반응은 거의 없었고 관련 계정도 X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관련 의혹을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부인하며 AI 개발과 거버넌스 분야에서 미·중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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