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특별시 주청사는 무안" 외침에…민형배 "주청사는 없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2026. 7. 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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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청사 타운홀 2시간여 동안 열띤 공방
지역발전과 청사 기능 둘러싼 시각차 확인
민형배 "청사 아닌 산업, 먹거리로 경쟁력 키워야"

"주청사는 반드시 무안이어야 합니다."

9일 오후 2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청사 소공연장. 평소 이곳은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작은 전시관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모습이 확연히 달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청사 문제를 놓고 시장과 시민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토론이 벌어진 탓이다.

객석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은 무안 주민 박일상 씨는 "광주전남 통합(3곳 청사가 운영된다면)이 되면 결국 광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서남권 발전을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옮겨온 무안청사가 중심 기능을 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안 주민 박일상 씨가 9일 남악청사에서 '특별시민이 제안하고, 특별시가 답합니다' 란 주제로 열린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주청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진석 기자

그의 이러한 외침은 전남도청 무안 이전 이후 형성된 남악신도시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청중석 곳곳에서 그의 말에 동조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청사 기능 배분을 주제로 열렸지만, 실제 논의의 중심에는 '주청사'가 있었다. 무안 주민들은 주청사 유지 필요성을, 동부권 주민들은 실질적인 균형 배치를, 광주 시민들은 행정 효율성을 이야기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민형배 특별시장은 "주청사라는 개념은 없습니다."라며 곧바로 논쟁의 핵심을 건드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민 시장은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제가 지금 광주청사, 무안청사, 동부청사를 계속 순회 근무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있는 곳이 주청사라면 세 곳이 다 주청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주청사라는 개념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며 "어디가 주청사냐는 접근 자체가 통합특별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무안 주민들은 청사 기능과 지역 생존을 연결해 바라봤다.

한 참석자는 "이 도시는 도청 이전으로 만들어진 도시"라며 "행정 기능이 줄어들면 도시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시장은 오히려 이 지점을 가장 경계했다. "청사가 오면 지역이 발전하고 청사가 줄어들면 쇠퇴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통합은 풀리지 않습니다."

그는 청사와 지역발전을 동일시하는 인식 자체를 문제로 지적했다. "어느 지역이든 우리 지역 도시 규모를 키우기 위해 청사를 달라고 하기 시작하면 정말 어려워집니다. 지역 발전의 핵심은 산업과 먹거리입니다."

토론은 곧바로 동부권 불만으로 이어졌다.

순천제일대 변황우 교수는 "동부권은 통합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지 모르겠다"며 "146개 부서 가운데 동부청사는 21개에 불과하다. 주소지가 온다는 것 외에 실질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냈다.

황남교 순천 이통장연합회 부회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황남규 순천시 이통장연합회 부회장은 "순천의 도농통합 이후 읍면지역이 지속해서 쇠퇴했고, 최근 광주 군 공항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동부권에서는 또다시 광주 중심 발전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시장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군 공항 부지에 조성하기로 한 것은 지역 간 형평성보다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속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긴장감이 높아진 순간은 '주소지 지정' 논란이 다시 등장했을 때였다. 동부청사를 특별시 주소지로 지정한 것에 대한 의미 부여가 주청사 논란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특별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통합특별시 청사’를 주제로 청사 기능배분 관련 타운홀미팅을 열고 주청사 지정 문제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진석 기자

민 시장은 답답하다는 듯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민 시장은 "주소지하고 주청사를 자꾸 섞어서 이야기하는데 전혀 다른 문제다"라며 "세 청사 모두 사업자 등록은 이미 끝났다. 주소지는 행정 절차상 하나를 정해야 해서 고민하는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소지가 어디 있다고 사람이 몰리는 것도 아니고 돈이 오는 것도 아니다"며 "상징적 의미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무안 지역의 주청사 논쟁에 대해 작심한 듯 말했다. 민 시장은 "무안분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이에 순간 객석이 술렁였다.

민 시장은 "청사 문제를 여론조사로 가면 무조건 광주가 나온다"며 "청사 문제를 계속 붙들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 기반을 어떻게 키울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주청사 논란이 빚어지면서 대안으로 제기됐던 나주혁신도시에 새로운 통합청사를 건립하자는 제안이 이날 토론장에도 다시 등장했다.

나주시민이라고 밝힌 오석철씨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청사는 제 생각으로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총괄 전략청사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3개 청사가 서로의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 시장은 "새 청사를 짓는 문제는 쉽지 않다. 입지선정부터 설계, 착공, 준공까지 4년이 지나갈 것이다"며 "지금은 기존 세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는 것이 통합특별법 취지다"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타운홀미팅 행사는 뜨거운 시민들의 논쟁 속에 예정된 시간(오후 3시 30분)을 훌쩍 넘긴 뒤에야 마무리됐다. 열띤 토론이 열렸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탓인지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시민들의 표정은 여전히 복잡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주청사 문제는 통합이 추진됐을 때부터 사실상 출구가 없는 문제였다"며 "민형배 시장이 이렇게 시민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서로 머리를 맞댄 오늘 행사가 비록 결론은 없더라도 언제라도 시민과 만날 수 있는 시장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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