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 흔든 'MOU 5항'…해협 통제권 놓고 충돌

뉴욕(미국)=황윤주 2026. 7. 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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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주고받은 가운데 휴전 붕괴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해각서(MOU) 해석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릭 브루어 전 미국 정보당국 이란 담당 선임분석가도 "MOU의 결함은 핵 문제를 회피했다는 점이라기보다 휴전, 해협의 지위, 제재 완화 등 해당 합의가 해결하려던 핵심 의제들에 대한 미국과 이란 간의 중대한 이견을 포장만 그럴싸하게 가린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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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협 재개방'으로 해석
이란, 해협 운영 주도권 있다고 주장
선박들 미국 지원에 오만 항로 이용
이란 강경파 반발하며 선박 공격
미국 대응하며 충돌 이어져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주고받은 가운데 휴전 붕괴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해각서(MOU) 해석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MOU 핵심 조항이 모호하게 작성되면서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고,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는 WSJ에 MOU 5항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이 해당 조항을 두고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MOU 5항은 이란이 상업용 선박의 안전 통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기술적·군사적 장애물과 기뢰를 제거해 30일 이내 통항을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와 해상 서비스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미국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로 해석했다. 따라서 미국과 걸프 지역의 아랍 동맹국들은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협 통제권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지렛대로 판단하는 이란 강경파는 이란에 해협 운영의 주도권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WSJ는 전했다.

특히 합의문에는 미국이 선박의 안전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란은 이 점을 근거로 미국이 지원한 오만 해안 쪽 남부 항로 이용에 반발해왔고, 최근 이 항로를 이용하는 상업용 선박들이 공격을 받으면서 충돌이 재점화됐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이란의 조치에 의해서만 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권한을 갖고 있다는 해석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문제를 합의문에 포함하자고 강하게 요구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였다. 이들은 합의 이후 이란 정부에 해협 통제권을 최대한 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환으로 이란은 선박 통항 허가와 수수료 부과 체계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란이 페르시아만해협청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으로부터 향후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선박들은 이란이 승인한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향후 비용이 부과될 수 있다는 문서도 확인됐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에 반발한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이란 해안에 가까운 북부 항로 대신 오만 해안에 가까운 남부 항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미국 해군은 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의 통항을 비공개로 지원해왔고, 그 결과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은 이번 주 초 하루 950만배럴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WSJ는 전했다.

오만 쪽 항로가 성과를 내자 이란 강경파의 반발은 커졌다. 이란은 최근 몇 주간 남부 항로를 이용하는 상업용 선박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고, 이는 미국의 보복 공습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 합의가 안고 있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라즈 짐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이란 담당 국장은 "양측 사이에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거나 분쟁을 해결할 합의된 장치가 있었다면 이런 해석 차이는 관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브루어 전 미국 정보당국 이란 담당 선임분석가도 "MOU의 결함은 핵 문제를 회피했다는 점이라기보다 휴전, 해협의 지위, 제재 완화 등 해당 합의가 해결하려던 핵심 의제들에 대한 미국과 이란 간의 중대한 이견을 포장만 그럴싸하게 가린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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