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지 않는 게 전략… 정청래 ‘의도된 잠행’
공개 행보 대신 SNS 메시지 집중
출마 선언도 늦춰 다음주 초 유력
다대일 구도 속 ‘약자 마케팅’ 전략
김민석은 전면에 나서 ‘정면승부’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임 도전을 노리는 정청래 전 대표는 출마 선언 없이 ‘잠행 모드’를 지속하고 있다. 대표직 사퇴 이후 3주간 공개 일정과 언론 노출은 최소화한 채 조용히 당원을 만나며, 간간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여론전만 진행하는 상황이다. 공식 출마 선언을 최대한 늦춰 잡음을 최소화하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효과를 봤던 ‘약자 마케팅’을 펼쳐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대표는 다음 주 초 공식 출마 선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고려한 조처라고 한다. 정 전 대표 출마 선언을 신호탄으로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정도 잇따를 전망이다. 친청계 한 의원은 “원래는 더 일찍 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대통령 순방 기간을 고려해 미룬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지방선거 감사 인사를 하고, 당원 목소리를 조용히 듣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만 공개적으로 움직여도 ‘대통령 발목을 잡는다’는 공격이 따라붙는 상황인 만큼 그런 부분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눈에 띄지 않는 게 오히려 전략인 셈이다.
정 전 대표는 대신 소셜미디어로 당원을 향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정부 성공과 당정 협력을 강조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는 한편 자신을 둘러싼 경쟁 구도를 다대일로 규정하는 메시지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페이스북에 “2대 1, 3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프다”는 글을 올리며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도 “당원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 탓과 네거티브”라며 “상대방을 헐뜯거나 욕하지 않겠다. 때리면 맞겠다. 가끔 정당방위만 하겠다”고 적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공개 석상에서 직접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연이어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친청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선호투표제를 두고 “문제없는 룰을 자꾸 시비 거는 것은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비판했다. 총리직을 수행해 정치적 메시지가 약했고, 당원과의 스킨십도 상대적으로 옅었다는 점을 보강하기 위해 직접 전면에 나서며 정면 승부를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친청계 한 의원은 “지난 전대 때는 박찬대 후보 주변 인사들이 주로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김 전 총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여수 지역위원회와 전남 동부권 청년 간담회를 돌며 호남 표심 공략에도 나섰다. 송 전 대표도 오전 인천경영포럼 강연을 마친 뒤 광주를 찾았다.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고민정 의원까지 5파전 구도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당대표 예비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예솔 김혜원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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