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상대국 AI모델 사용 제한… 美·中 ‘AI패권’ 놓고 갈등 격화
알리바바, 직원 클로드 코드 금지령
美하원, 기업 中 AI모델 사용 조사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인공지능(AI) 모델 사용 제한을 추진하는 등 AI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네트워크 보안 위협 및 취약점 정보 공유 플랫폼’(NVDB)은 최근 미국 앤트로픽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경고했다.
NVDB는 “지난 4~6월 출시된 클로드 코드에 내장된 모니터링 메커니즘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위치·신원 등 민감한 정보를 원격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면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삭제하거나 관련 코드가 제거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는 직원들에게 10일부터 업무 중 ‘클로드 코드’ 사용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주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앤트로픽이 중국에서 접속하는 사용자를 식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에 코드를 몰래 심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온 후에 이뤄졌다. 앤트로픽은 중국에서의 클로드 코드 접속을 허용하지 않지만, 중국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들은 해외 업체 등 여러 가지 우회로를 통해 클로드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AI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의 경쟁에서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중국이 자국산 첨단 AI 모델에 대한 해외 이용자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CNBC는 8일(현지시간) AI 도입을 둘러싼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 의회가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AI 모델 도입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산 AI모델은 미국산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은 비슷해 일부 테크기업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일부 정부 부처는 딥시크 등 중국산 AI 모델 사용을 금지했지만, 미국 민간 기업의 사용은 금지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AI 모델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중국산 AI 모델들은 중국 측 입장을 강화하고 반대 의견을 검열하며 중국공산당의 이념과 가치를 반영하도록 설계됐다”고 CNBC에 말했다.
앤드류 가바리노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AI 분야에서 우리를 바짝 추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사이버 보안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역량을 놓고 격차를 좁히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와 중국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 중국산 AI 모델의 도입 증가에 대해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손튼중국센터의 카일 챈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연방 조달 금지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 기관 및 정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기업의 중국산 AI 모델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하원 사이버보안소위원회 위원장인 앤디 오글스는 지난달 “중국산 AI 모델이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나며 사용하기 쉽다면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기반으로 자리 잡아 내재된 검열과 불확실한 보안 등에 노출될 것”이라며 “미국 모델이 중국의 진정한 대안이 되도록 진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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