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무덤' 네이버, 부담없는 가격일까 기대없는 가격일까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2026. 7. 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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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가 18만원선까지 추락
호실적 예상, 비용 지출 증가세가 발목
AI 팩토리 "미래 사업" vs "자금 확보는"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요즘 네이버 주주들의 한숨이 깊습니다. 코스피 7000시대, 국내 대표 IT 기업임에도 주가가 52주 최저가까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죠. 회사가 돈은 잘 번다는데 주가는 대체 왜 이렇게 떨어진걸까요. 지금이 '부담없는 가격에 살 때'인지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시점인지 증권가의 분석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 "작년보다 매출은 잘 나왔는데…"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1% 하락한 18만 44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초 엔비디아와의 사업 협력이 추진되며 주가가 단기간에 27만원선까지 올라갔지만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지금은 52주 최저가입니다.

일단 다가오는 2분기 성적표 자체는 지난해보다 성장할 전망입니다. DB증권은 2분기 네이버 매출액을 3조 3889억원, 영업이익을 5761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6.3%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10.5% 뛴 수치죠. NH투자증권 역시 매출액 3조 3500억원(전년 동기 대비 +15.0%), 영업이익 5500억원(+5.5%)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비용'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장사는 작년보다 잘했지만 쓸 돈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거죠. 특히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부쩍 늘었습니다.

● 잘 나가는 커머스, 뒤따라온 마케팅비 청구서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죠. 네이버의 쌍두마차인 광고와 커머스는 여전히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DB증권에 따르면 2분기 광고 매출은 1조 63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성장할 전망입니다. 커머스 부문 매출도 1년 전보다 19.3% 늘어난 5423억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문제는 주요 사업을 위한 비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네이버의 전체 영업비용을 2조 8128억원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2조 3935억원)와 비교하면 17.5% 늘었을 거란 분석이죠. 매출(15~16.3%)과 이익(5.5~10.5%)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비용이 더 빨리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디에 이렇게 돈을 많이 썼을까요. 첫 번째 후보는 마케팅비입니다. 커머스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분기 마케팅비로만 5596억원을 썼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년 2분기(4824억원)보다 마케팅비가 16.0% 늘어난 수치입니다.

인프라비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AI 투자를 위한 핵심 장비인 GPU 도입과 월드컵 중계권료 등으로 인해 인프라 비용이 지난해 2분기 1977억원에서 올해 2분기 2699억원으로 36.5% 증가할 전망입니다.

결국 광고와 쇼핑으로 돈은 열심히 벌었지만, 마케팅비와 인프라비로 나갈 돈이 너무 많다 보니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마진율을 내기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 주가 짓누른 데이터센터 "미래를 위한 장사" vs "돈은 어떻게 구하려고"

비용 부담과 더불어 최근 주가를 강하게 짓누른 또 다른 원인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선언입니다.

최근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팩토리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총 1G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죠. 일반 소비자(B2C) 대상 사업에서 벗어나, 대기업에게 AI 데이터센터를 지어주고 임대료를 받는 기업간 거래(B2B)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계획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너무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60조~70조원 정도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겠지만, 완공 후 연간 20조원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이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13조원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다가올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훌륭한 장사라는 해석입니다.

반면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자금 조달 계획'을 꼬집습니다. 막대한 건설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그동안 내부용으로만 데이터센터를 써왔는데, 과연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꽉 채울 만큼 외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로 꼽았습니다.

● PER 16.8배·PBR 1.1배…주가는 바닥권

그렇다면 당장 네이버 주식을 사도 될까요? 기업 가치를 계산하는 지표들을 보면 현재 주가는 과거보다 '저렴한 구간'에 진입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업이 버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겠습니다. DB증권과 NH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을 각각 17.0배, 16.8배 수준으로 내다봤습니다. 배율이 낮을 수록 주가가 저평가 받고있다는 뜻입니다.

과거 네이버가 20~30배 수준의 PER을 유지하던 걸 생각하면 역사적 하단에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회사가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를 의미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1배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격 자체는 큰 부담 없이 박스권 트레이딩으로 접근할 만하다는 의미입니다. 목표주가를 DB증권은 30만원, NH투자증권 32만원으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꽉 막힌 주가가 시원하게 뚫리려면 단순한 저평가 매력을 넘어, 결국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를 시장에 증명해 내야 합니다.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될 인공지능 브리핑 광고와 △4분기에 선보일 인공지능 탭의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가시화돼야 비로소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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