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외교안보연구원 경력 뒤로하고 반려견 돌봄 길로... "결국 사람 마음 돌보는 일"

장성순 2026. 7. 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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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장 멘토 이야기 ④] 우수미 포썸플레이스 대표

[장성순 기자]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반려문화'라는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한편,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서울 연남동에서 반려견 유치원·호텔·미용 서비스를 운영하는 '포썸플레이스'의 우수미 대표(사진)는 이러한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고 있는 여성 창업가다.

국회 정책보좌관, 미국 유학, 외교안보 연구원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뒤로하고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든 그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자신의 창업을 정의한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연남동 포썸플레이스 사무실에서 우수미 대표를 만나 창업 배경과 차별화된 운영 철학, 그리고 반려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주말 펫시팅에서 찾은 인생 2막… "수백 마리를 겪어낸 현장이 최고의 교과서"
 우수미 포섬플레이스 대표가 강아지들과 함께 연남동 산책 모습
ⓒ 우수미
- 정치와 외교 분야에서 오래 활동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인데요. 어떻게 반려동물 창업을 하게 되셨나요?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국회에서 정책을 만들고 외교안보 분야를 공부하면서 미국에서도 연구 활동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한국대사관에서 선임연구원으로도 근무했습니다. 사실 제 인생은 정치와 외교 분야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오래전부터 강아지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펫시팅(반려동물 돌봄)을 했고, 서울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반려견과 보호자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봉사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이 아이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고민이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 강아지들과 함께 대담자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왼쪽)와 함께
ⓒ 장성순
- 관련 자격증도 굉장히 많이 취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펫시팅, 펫푸드, 행동교정, 미용, 장례지도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반려동물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령견이 되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전 생애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행동도 이해할 수 있고, 건강 상태도 파악할 수 있으며, 보호자에게도 정확한 조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자격증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현장 경험이라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반려동물 관련 학과도 많고 자격증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십 마리, 수백 마리의 강아지를 직접 만나본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없습니다. 산책 하나를 하더라도 아이들의 성향이 모두 다르고, 행동도 모두 다릅니다. 결국 현장이 최고의 교과서였습니다."

문제행동의 원인은 보호자의 습관… 하루 3번 '기다리는 산책'의 치유 효과

- 창업을 결심하기까지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펫시팅을 하면서 정말 많은 강아지를 만났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가정을 방문했고, 대형견부터 소형견까지 다양한 아이들과 생활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보호자들의 고민도 들었습니다. '짖음이 심해요', '산책을 싫어해요', '혼자 있으면 불안해합니다'. 처음에는 강아지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습니다. 문제의 대부분은 강아지가 아니라 보호자의 생활 방식과 양육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요.

그때부터 저는 '강아지를 교육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호자와 함께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지금 포썸플레이스의 운영 철학이 됐습니다."

- 포썸플레이스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산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산책을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아지에게 산책은 세상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강아지는 코로 세상을 봅니다. 냄새를 맡고,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다른 개들과 교감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빨리 걷는 산책'을 하지 않습니다. 강아지가 충분히 냄새를 맡고 탐색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그 시간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문제행동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우수미 대표 모습 우수미 대표는 ‘산책’이야말로 반려견을 위한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우수미
- 하루 일과는 어떻게 운영됩니까?

"아침부터 산책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을 픽업한 뒤 날씨가 괜찮으면 긴 산책을 합니다.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에 홍제천까지 이동하기도 합니다. 점심에는 충분히 쉬게 하고, 오후에는 관절 건강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패트니스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저녁에도 다시 산책을 나갑니다. 보통 하루 세 번 이상 산책을 합니다. 산책을 충분히 한 아이들은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욕구가 해소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차분하게 쉬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그 모습을 보면 '이 아이들에게 정말 행복한 하루를 선물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철저한 현장 검증과 영리한 입지 선정… '연남동'을 선택한 스타트업의 계산

- 대표님은 자주 "사업이 아니라 문화를 만든다"고 말씀하십니다.

"네. 반려동물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만 성장해서는 안 됩니다. 문화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분도 있고, 허락 없이 만지려는 분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설명을 드립니다. 강아지도 낯선 사람의 갑작스러운 접촉은 불안하게 느낄 수 있다고요. 이런 작은 대화들이 결국 우리 사회의 반려문화를 바꾸는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아이들과 산책을 하며 작은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반려동물을 좋아한다고 해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님은 무엇을 가장 먼저 준비하셨습니까?

"가장 먼저 한 일은 공부였습니다. 반려견을 좋아하는 마음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창업은 감정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을 이해해야 하고, 서비스의 본질을 고민해야 하며, 보호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관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현장을 다니며 펫시터로 활동했고, 유치원과 호텔, 미용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경험했습니다. 해외 사례도 찾아봤고, 국내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메모했습니다. 창업은 아이디어보다 준비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그 과정에서 배웠습니다."

- 창업 장소로 서울 연남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연남동은 반려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입니다. 공원과 산책로가 가깝고,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생활하는 동네입니다. 저는 '반려견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가장 먼저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접근성입니다. 보호자들이 출근길에 맡기고 퇴근길에 데려갈 수 있는 위치가 중요했습니다. 무엇보다 연남동은 반려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단 한 마리라도 제대로… 광고 대신 '기존 고객의 추천'이 증명한 신뢰 마케팅
▲ 포썸플레이스의 홍보물, 내부, 각종 전문 자격증. 포썸플레이스의 홍보물, 내부, 각종 전문 자격증.
ⓒ 장성순
- 포썸플레이스만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기다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냄새를 맡고, 주변을 관찰하고,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줍니다. 강아지들은 냄새를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오늘 누가 지나갔는지, 어떤 환경인지, 다른 친구들의 상태는 어떤지를 모두 냄새로 파악합니다. 그 시간을 빼앗으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 하루 프로그램도 일반 유치원과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시간을 채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습니다.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산책하고, 충분히 쉬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후에는 균형감각과 관절 건강을 위한 패트니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놀이를 조절합니다. 획일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마다 맞춤형으로 운영합니다."

- 여러 마리의 반려견을 함께 돌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강아지도 모두 다릅니다. 활동적인 아이도 있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지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오는 아이들은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갖습니다. 갑자기 무리에 넣지 않고 하나씩 관찰하면서 친구를 만들어 줍니다.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 보호자와의 소통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보호자를 고객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파트너입니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고, 식사량이나 배변 상태,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꼼꼼하게 설명드립니다. 보호자들이 안심해야 아이들도 안정감을 느낍니다. 신뢰는 작은 소통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IT만 스타트업이 아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상생을 이끄는 '라이프 혁신'

-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모든 것이 처음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지만 사업은 현실이었습니다. 임대료, 인건비, 시설 투자, 장비 구입 등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책임져야 하는 생명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강아지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놓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는 하루도 마음 편하게 쉰 적이 없었습니다."

- 창업 초기에는 수익보다 신뢰가 더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당장 많은 아이들을 받기보다 한 마리 한 마리를 제대로 돌보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보호자들이 만족하면 자연스럽게 소개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신규 고객의 상당수가 기존 보호자의 추천으로 찾아오십니다. 광고보다 신뢰가 가장 큰 마케팅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 우 대표님께서는 포썸플레이스를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IT나 인공지능 기업만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새로운 서비스도 충분히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강아지를 맡아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보호자의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반려견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돌봄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포썸플레이스가 추구하는 혁신입니다."

-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가장 많은 상담은 짖음, 분리불안, 공격성입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보호자들이 '우리 아이가 문제예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강아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먼저 함께 찾아보자'고요.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충분히 산책하지 못했는지,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 낯선 환경이 불안한지, 보호자와의 생활 패턴이 맞지 않는지 하나하나 살펴봐야 합니다. 강아지는 사람처럼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반려견 돌보는 일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신뢰'가 경쟁력인 돌봄산업의 미래

- 보호자의 태도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까?

"아주 큽니다! 강아지는 보호자의 표정과 목소리, 긴장감까지 읽습니다. 보호자가 불안하면 강아지도 불안해지고, 보호자가 여유를 가지면 아이들도 훨씬 안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보호자 상담을 오래 합니다.교육은 강아지만 받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산책을 할 때도 강아지가 앞서간다고 무조건 제지하기보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행동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성숙한 반려문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반려인만 행복해서는 안 됩니다. 비반려인도 함께 편안해야 합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배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보호자가 깨끗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목줄도 상황에 맞게 짧게 잡아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존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비반려인도 강아지를 함부로 만지거나 놀라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강아지를 돌보는 일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강아지라도 보호자가 누구냐에 따라 생활 습관이 달라집니다. 아이들을 보면 보호자의 생활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사람을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창업을 하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이 기다릴 줄 알게 되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강아지들이 저를 성장시켜 준 셈입니다."

- 여성 CEO로서 느끼는 장점은 무엇입니까?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서비스는 결국 돌봄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변화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고, 보호자의 걱정도 공감해야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여성 창업가가 가진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대형견을 산책시키거나 시설을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과 함께 운영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 직원들과 함께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사람입니다. 반려견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책임감과 배려심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직원들과 함께 생활합니다. 직원의 말투 하나, 행동 하나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보다 인성을 먼저 봅니다. 직원들도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 반려동물 산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십니까?

"산업 규모는 계속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맡아주는 서비스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할 것입니다. 건강관리, 행동교육, 맞춤형 돌봄, 보호자 상담까지 함께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결국 반려동물 산업은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보호자가 안심해야 반려견도 행복합니다. 그 신뢰를 만드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 워킹우먼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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