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CJ대한통운, 택배노조와 단체교섭 의무 없어”…구법 적용

정재홍 2026. 7. 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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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차. CJ대한통운 제공


대법원이 CJ대한통운이 2020년 전국택배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본 2심 판결을 뒤집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에는 원청이 하청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 3부는 9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CJ대한통운과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020년 3월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하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에서 이를 뒤집고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CJ대한통운은 이에 불복해 2021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은 모두 회사가 택배기사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며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했다.

그러나 상고심 진행 과정에서 관련 법리가 달라졌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5월 HD현대중공업 사건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사건에는 기존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며, 원청과 하청 노동자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이상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번 CJ대한통운 사건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해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개정법과 유사한 새로운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존 판례에 따라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지난 5월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다시 확인한 사례라며,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들에 대해서는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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