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재점화…하반기 시작부터 성장률·물가 ‘암초’

김소희 2026. 7. 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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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 장기화 땐 성장률 변수
석유류 가격 자극에 물가 부담 우려
서울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알림판.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중동 리스크가 하반기 한국 경제 변수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나란히 2.6%로 올려 잡았지만, 국제유가와 물가 흐름에 따라 하반기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가 버팀목이지만 유가 변수로…하반기 경제성장률 우려

IMF는 지난 8일 발표한 7월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치다. ADB도 같은 날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6%로 0.5%포인트 올렸다.

두 기관이 한국 성장률 전망을 높인 배경은 반도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올해 1분기 성장세도 예상보다 강했다는 판단이다. IMF는 한국을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다.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음에도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봤다.

하지만 IMF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이달 중순부터 점차 완화되고, 내년 3월에는 에너지 공급과 물류 여건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시나리오 아래 이번 전망을 내놨다.

결국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 하반기 성장률 전망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가가 다시 오르고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반도체 수출이 지금처럼 늘어난다면 성장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상반기 물가 끌어올린 석유류…하반기도 부담 가능성 커져

유가가 변수로 작용하면, 물가가 직격탄을 받게 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로 높아졌다. 5월부터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바 있다. 생활물가도 4월 2.9%, 5월 3.3%, 6월 3.4%로 올라 체감물가 부담이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영향이 컸다. 공업제품 물가는 4월 3.8%, 5월 4.2%, 6월 4.4%로 상승 폭이 커졌다. 교통물가도 4월 9.7%, 5월 11.6%, 6월 11.1%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6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24.7% 올랐다. 석유류의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93%포인트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2% 가운데 1%포인트 가까이가 석유류에서 나온 셈이다.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면 하반기 물가 관리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기름값에 먼저 반영된다. 이후 운송비와 생산비를 거쳐 가공식품, 공산품,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이 불안해질 경우 수입물가 부담도 커진다.

김 교수는 “앞으로 물가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이 불안하면 수입물가가 높아지고, 유가 상승도 비용 인상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추경을 집행한다면, 추경을 통해 내수가 진작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가 오를 수 있다”며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에 수요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겹치면 앞으로 물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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