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은 사모님”…전북지사·전주시장, 배우자와 한지붕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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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훼손” “직업 선택권” 찬반양론
이원택 전북지사와 조지훈 전주시장 배우자가 각각 전북도와 전주시 소속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 위반은 아니지만, “최고 인사권자와 배우자가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와 “배우자의 직업 선택권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9일 전북도와 전주시에 따르면 이 지사 배우자는 전북도 4급 과장, 조 시장 배우자는 전주시 6급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단체장 모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배우자의 공직 유지 문제를 두고 “직업적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다만 “도지사가 되면 아내가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한 여성의 인생이 남편의 정치 일정 때문에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현행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단체장의 배우자가 같은 기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이해충돌로 보지 않는다. 국민권익위원회도 배우자가 같은 기관에 재직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적 이해관계자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다만 인사·감사 담당자가 배우자의 승진이나 평가·징계 등을 담당하는 경우엔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직무를 회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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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파견·임실군 전출 신청…“배우자와 거리두기”
당선 이후 전북도와 전주시 내부에선 “사모님에게 잘 보여야 승진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 “인사권자 배우자가 조직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전임 단체장과 가까웠던 간부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등의 우려가 나왔다. 익명을 원한 전북도 한 간부는 “선거 기간부터 이미 공직사회에선 배우자를 향한 줄서기와 눈치보기가 있었다”며 “단체장이 취임한 이후엔 그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반면 “배우자에게 공직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남편보다 일 잘하고 유능한 공직자” 등 반론도 만만찮다. 일각에선 “배우자는 배우자일 뿐이고 직업인은 직업인이라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사 배우자인 이은주 전북도 자치제도과장은 행정안전부에 파견을 요청했다. 전북 완주군에 있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 등이 새 근무지로 거론된다. 조 시장 배우자인 곽동순 전주시 장애인일자리팀장은 전북 임실군에 전출을 신청했다. 이해충돌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 배우자 스스로 근무지를 옮겨 단체장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게 두 지자체 설명이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단체장 배우자가 같은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것은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공직사회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정치인의 배우자로 살 것인지, 독립된 직업인으로 살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직업인으로 남겠다면 누구보다 몸을 낮추고 업무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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