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무너진 日기업들
도산 90%가 종업원 10명 미만 중소기업
인건비에 따른 도산 전년 대비 2.3배 ↑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5000건을 넘어섰다.

연합뉴스는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을 인용해 "기업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2026년 상반기(1∼6월) 전국 기업 도산 건수(부채 1000만엔 이상)는 534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늘었다"고 보도했다. 상반기 기준 도산이 5000건을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며, 5년 연속 증가세다.
닛케이는 "물가 상승과 인력난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도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산 기업 가운데 종업원 10명 미만인 곳이 4844곳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도산이 43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28% 늘었고, 인력 부족에 따른 도산은 237건으로 약 38% 증가했다. 특히 인력난 도산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 이후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200건대에 올라서며 3년 연속 최다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도산이 181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7% 늘며 3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건축 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 부족을 겪는 건설업도 1026건으로 12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외식업은 509건으로 30년 만에 처음 500건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이자카야(선술집) 도산이 118건으로 사상 처음 100건을 넘어섰다.

원래도 어려운 경영을 이어가던 기업들이 엔화 약세와 중동 정세로 인한 자재·연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도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2엔대까지 떨어져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0.75%로 추가 인상하는 등 '금리 있는 세계'로 전환하면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일수록 차입과 차환 과정에서 늘어난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부채 총액도 7340억엔(약 7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늘며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부채 10억엔(약 95억원) 이상의 대형 도산이 114건으로 상반기 기준 6년 만에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6월 도산 건수는 1021건으로 2년 1개월 만에 다시 1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인건비 급등에 따른 도산이 1년 전의 2.3배로 급증했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생활 안전보장·물가고 대응'을 축으로 한 종합 경제 대책을 마련하고, 중소·소규모 사업자의 임금 인상 지원과 납품 단가의 가격 전가 정착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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