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된 日통일교, 부활 노리나…조직·인력 재편 움직임
효정재단 거점으로 새 단체 설립 검토
‘종교 활동’ 목적…대표는 전 교단 회장
청산 과정서 해고된 직원 재고용 추진
교단 측 “신앙 공동체 유지 방안 모색”

일본에서 해산 명령이 확정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 새 단체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해고된 전 직원 상당수를 재고용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단 해산 이후에도 조직과 인력을 재편해 활동 기반을 되살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방송은 이 재단을 통해 해고된 전 직원 대부분을 다시 고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고용된 직원들이 전국 거점에서 다시 활동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재단 명칭에 쓰인 효정은 ‘효’와 ‘정’을 합친 말로 통일교 교리 용어다. 통일교 계열 출판·자료 웹사이트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사전은 이 단어를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자녀 된 인간의 궁극적 정체성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운영하는 법인정보 사이트 지비즈인포(gBizINFO)를 보면 효정재단은 신주쿠 5초메의 한 5층짜리 건물 중 4층을 주소지로 등록했다. 이 건물에는 일반재단법인 국제하이웨이재단, 평화대사협의회, UPF재팬 등 옛 통일교 관련 단체로 거론돼 온 단체들이 주소지를 두고 있다.
민간 기업정보 서비스 헬로보스(HelloBoss)에는 효정재단이 2018년 6월 25일 도쿄도 시부야구 쇼토를 주소지로 신규 등록한 뒤 같은 해 11월 5일 지금 위치로 옮긴 것으로 돼 있다. 쇼토는 교단 본부가 있던 지역이다.
청산인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도쿄지방법원 제출 보고서를 보면 옛 통일교는 청산 시작 당시 약 19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었다. 이후 희망퇴직자 등을 포함한 퇴직자가 나오면서 지난 4월 20일 보고서 제출 시점 직원은 약 1400명으로 줄었다.

청산인단은 이 가운데 청산 업무에 필요한 경리·총무·법무·인사·IT 담당자를 제외한 약 900명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지난 5월 20일 제출한 2차 보고서는 이들이 같은 날 해고돼 남은 직원이 약 500명이라고 기재했다. 간사이TV는 교단 관계자를 인용해 나머지 직원도 순차적으로 해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옛 통일교는 교단 활동 기반도 크게 제한된 상태다. 교단은 일본 전역 약 400곳 있던 교회 등 관련 시설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신자들로부터 헌금을 받기 위한 계좌 거래도 정지됐다.
다만 해산 명령이 신앙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교단 관계자들이 별도 법인이나 단체를 통해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효정재단 대표로 취임한 호리 전 회장은 교단 부회장이었던 지난해 12월 다나카 도미히로 전임 회장이 고액 헌금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고 사임하면서 자리를 이어받았다. 다나카 전 회장은 그에 대해 “일본에서 처음 2세로 태어난 인물”이라며 ‘2세 신자’임을 강조했다.
일본 중의원 법무위원회 회의록에도 관련 질의가 등장한다. 중도개혁연합 소속 아리타 요시후 의원은 지난 4월 10일 회의에서 효정재단의 명칭·임원·목적 변경 문제를 제기했다. 법무성은 “개별 등기 신청에 관한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앞서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은 옛 통일교가 이른 시일 안에 ‘FFWPU’라는 명칭의 새로운 단체를 만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FWPU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영문 약칭이다. ‘후계 단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당시 교단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간사이TV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해고된 교단 직원 상당수를 효정재단에서 재고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교단의 법인격은 해산 절차에 들어갔지만 인력과 활동망이 다른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간사이TV는 효정재단에 재고용된 직원들이 전국 거점에서 다시 활동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호리 전 회장은 교단 해산 명령 확정 후 성명에서 “극히 유감”이라며 “법인격이 부정되더라도 계속 종교 활동을 해 나가는 데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교단 측은 효정재단 활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교단 홍보 담당자는 효정재단과 관련해 “가정연합이 종교단체로서 종교적인 활동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고용이나 계약 등 필요에 따라 일부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간사이TV에 밝혔다. 이어 “신앙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책을 검토·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사건 4년을 맞는 날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22년 7월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피고인은 범행 동기로 어머니의 고액 헌금과 옛 통일교에 대한 원한을 언급했다.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서는 옛 통일교와 정치권의 관계, 고액 헌금 피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일본 정부는 이후 옛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 법원은 고액 헌금 등 교단의 행위가 해산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산 명령 확정으로 교단은 종교법인으로서 세제 혜택 등을 잃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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