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번의 선거, 사라진 1088표…선관위는 “유권자 실수” 뭔일

최근 전국 단위로 치러진 5개 선거에서 관외 사전투표 이후 투표자가 거주하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최종 접수되지 않은 표가 1088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측은 “부실한 사전투표 관리로 유권자의 표가 사실상 증발했다”고 공세를 폈다.
8일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개 선거 관외 사전투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외 사전투표자 수와 시·군·구 선관위에 실제 접수된 투표 수치를 대조한 결과 1088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외 사전투표는 유권자가 사전선거 기간 다른 지역에서 투표한 뒤, 투표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어 관외 사전투표함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선관위는 이렇게 모인 관외 사전투표지를 우체국에 인계해 유권자가 거주하는 지역 선관위에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1088명의 표가 누락된 것이다.
선거 별로 보면 6·3 지방선거에선 315만2971명이 관외 사전투표를 했고, 이 중 95표가 누락됐다. ▶21대 대선에선 429만2396표(이하 관외 사전투표 수) 중 342표 ▶22대 총선 321만1646표 중 122표 ▶8회 지선 259만6241표 중 119표 ▶20대 대선 389만7576표 중 410표가 누락됐다.

선관위는 유권자 실수를 주원인으로 짚었다. 관외 사전투표자가 관외가 아닌 관내 투표함에 넣거나, 투표함에 봉투 없이 투표지만 넣어 지역 선관위로 발송하지 못한 경우다. 그러나 조 의원은 “관내·관외 투표는 대부분 대기 줄 등 동선이 다르다”며 “투표함에 잘못 넣은 유권자가 아니라, 안내와 통제를 제대로 못 한 선관위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장소가 협소하면 관내·관외 투표 동선을 분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관외 사전투표 과정에서 행정 착오로 참정권이 박탈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명이인에게 투표지와 회송용 봉투를 잘못 발급한 경우다. 사전투표 기간 선관위 측이 동명이인 A씨의 투표지를 B씨에게 발급하면, B씨가 투표한 투표지는 A씨 지역 선관위로 잘못 배송된다. 선관위가 조기에 잘못을 인지하면, B씨 투표지는 미접수되고, B씨는 선관위로부터 재투표를 건의받는다. 하지만 선관위가 늦게 인지하면 물리적 한계로 B씨의 표는 기권 처리된다.
이 외에도 우편 오류로 타 선관위에 배송되거나, 누락 사유가 불분명한 ‘접수누락 추정’도 최소 8건이 있었다.

조 의원은 “가뜩이나 논란이 컸던 사전투표의 부실 운영 극치가 확인된 셈”이라며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사전투표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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