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만 어긋나도 문제” 라는데…성수대교 진입램프 9㎝ 단차

문희철 2026. 7. 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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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차가 발생한 램프를 성수대교에서 바라본 모습. 올림픽대로에서 성수대교로 진입하는 1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다. 문희철 기자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램프(ramp·입체로를 연결하는 경사진 도로)에 9㎝ 가량 단차가 발생해 시민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 방향 올림픽대로에서 성수대교로 진입하기 위해 설치한 램프에 9㎝가량의 단차가 존재한다. 램프 양쪽에 설치된 콘크리트 방호벽(차량방호책)에서 시작한 단차는 교량 바닥 도로 가장자리 부분으로 이어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설공단·서울동부도로사업소 등을 통해 성수대교 램프에 단차가 있다는 복수의 서울시민 신고를 지난달부터 받았다”며 “3일 용역사 현장 점검 결과, 해당 구간 단차는 9㎝가량”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량이 오가는 도로 중앙은 아스콘(아스팔트)으로 덮여 있어 차량 통행에 문제는 없다. 이 관계자는 “구조물 단차로 차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민원 우려가 있어 단차가 발생한 차로 지점을 아스팔트로 덮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성수대교 연결 램프 구조. 그래픽=김경진 기자

성수대교 램프 단차에 서울시민 제보

단차가 발생한 성수대교 램프를 2024년 8월 촬영한 사진(왼쪽)과 지난 3일 촬영한 사진. [사진 카카오, 문희철 기자]

서울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단차가 존재했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물특별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단차를 확인하고 있지만, ‘진행성(서서히 고가도로가 아래로 처지는 현상)’은 확인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량 램프 구간에 9㎝ 단차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창우 숭실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상식적으로 단차가 1~2㎝만 돼도 문제인데, 9㎝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일영 한국재난정보학회장(금오공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교량 단차는 어떤 원인에서든 발생하면 안 되고, ‘진행성’이 없다고 방치하는 건 더욱 안 된다”며 “정밀안전진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년 8월 카카오맵 로드뷰(상단)와 8일 촬영한 성수대교 램프의 현재 모습. [사진 카카오, 문희철 기자]

예전부터 존재하던 단차인데 최근에서야 시민 신고가 이어지는 건 해당 구간 방호울타리(가드레일)의 연결 부위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방호울타리란 차량이 고가도로를 넘어서서 한강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주로 강재로 제작한 바(bar) 형태의 시설물이다. 카카오맵로드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촬영한 가장 최근 사진엔 가드레일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만, 지난 3일 중앙일보가 촬영한 사진에는 가드레일 지름의 80% 정도가 어긋나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방호울타리의 재질은 뜨거워지면 미세하고 늘어나고 차가워지면 반대로 축소되는 신축성이 있어서 기온 영향으로 빠질 수도 있다”며 “용역사에 재설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8일 재확인한 결과 가드레일은 보수가 끝나 있었다.

단차가 발생한 성수대교 램프의 위치. 그래픽=김경진 기자

市 “진행성 없다”…전문가 “당장 보수해야”

2026년 7월 8일 현재 성수대교 램프 구간의 단차 발생 부분. 문희철 기자

교량 램프에 단차가 발생한 원인으로 서울시 측은 2가지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첫째, 교량 하단에 옹벽을 쌓는 공사를 담당한 시공사가 높이 단차를 잘못 계산해 발생한 현상일 가능성이다. 옹벽은 차량이 오가는 슬래브 하단 경사로에서 도로를 떠받치는 흙이 이탈하지 않도록 도로 하단 좌우에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둘째, 옹벽이 가두고 있는 흙을 충분히 다지지 않고 시공했을 가능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흙은 시간이 지나면 아래로 꺼지기 때문에 땅을 충분히 다지고 옹벽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데, 애초에 땅 다짐이 부족한 상태로 공사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공학과 교수는 “원인을 떠나 교량에 단차가 있으면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반복적으로 유발하는 피로 하중(fatigue loading)이 꾸준히 쌓여 교량 구조물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파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는 지난 1994년 10번·11번 교각 사이 상판이 붕괴해 사고가 발생했던 다리다. 붕괴 직전 교량 이음새가 벌어지고 상판에 단차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서울시에 여러 차례 접수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땜질식으로 균열 부위에 이음매를 덮는 임시조치를 하다가 결국 상판이 무너졌다. 당시 사고로 49명이 추락해 32명이 사망했고, 이원종 서울시장이 문책성 경질됐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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