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 20.79%→ 초중고 자동 배정… “노터치”“손봐야”

양민철,김윤 2026. 7. 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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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부금 논란 본질은
기획처·교육부 수장 공개 맞토론
경제논리-교육논리 팽행히 맞서
기획 “학령인구 줄어 변화 불가피”
교육 “양질 교육에 최소한 방파제”
내국세 연동·방만 운영 등 평행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라 살림을 편성하는 기획예산처와 대한민국 교육의 틀을 짜는 교육부의 두 수장이 8일 유튜브 생중계 토론회를 벌였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맞붙은 토론 주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이었다. 부처 간 물밑 협의로 진행되던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가 공개 석상에서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교부금 개편은 재정 당국의 ‘경제 논리’와 교육계의 ‘교육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왔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과 “늘어나는 돌봄·특수교육 수요 등을 감당하기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항변이 끝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대립은 첨예했다. 주장만 무성한 채 좀처럼 풀리지 않는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의 본질은 무엇일까.

교육의 성역인가, 마지노선인가


교육교부금은 한해 세금(내국세)의 20.79%를 초·중등 교육에 편성하는 예산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살림이 교육교부금에 좌우된다. 세수가 늘며 교육교부금도 2014년 41조원, 2020년 54조원, 올해는 76조원으로 뛰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재정 당국이 ‘내국세 20.79%’라는 자동 배분 비율을 손질하겠다고 밝히며 논쟁에 불이 붙었다. 기획처는 “학령인구 1000만명을 넘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로 현재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교육교부금 논쟁의 중심에도 ‘내국세 20.79%’라는 비율을 바꿔야 하느냐가 자리한다. 토론회에 나선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자녀 수가 줄었는데도 매달 월급의 5분의 1을 교육비 통장에 자동 이체하는 거다. 학생 수가 앞으로 더 줄 텐데 세수가 는다고 계속 더 큰 금액을 이체하는 게 올바른 것인가”라고 말했다.

교육계 입장은 정반대다. 학생 수 감소를 재정 축소의 명분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본부장은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육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다. 학교 급식, 방과 후 돌봄, 안전 관리 등이 다 교육비에 포함된다”며 “교육교부금은 국가가 공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 재정의 안정성 문제에도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교육계는 ‘내국세 20.79%’는 교육의 질을 위한 최소한의 방파제라는 입장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경기 변동이나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가 합의한 가장 강력한 법적 안전망”이라고 말했다.

재정 당국은 현행 제도가 오히려 교육 재정의 안정성을 해친다고 반박한다. ‘세수 호황’과 ‘세수 펑크’에 취약한 구조라는 것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더 들어와 각각 6조4000억원, 11조원이 ‘보너스’로 추가 지급됐다. 반면 2023년과 2024년에는 세수 부족 사태로 각각 10조4000억원, 4조3000억원이 적게 지급됐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교육 현장에서 혼란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경직된 구조가 ‘내국세 20.79%’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만 지출’ vs ‘투자 절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의 또 다른 격전지는 ‘방만 운영’ 논란이다. 전국 시·도 교육청이 표를 위해 현금·현물성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도 전국 시·도 교육감 후보자들의 ‘100만원 펀드’ ‘교육기본수당 지급’ 등 현금성 공약이 등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우경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다면 얼마를 쓰든 아깝지 않겠지만, 밖에서 보기엔 사실 그렇지 않다”며 “올해 교육감 선거를 했으니 내년에는 선심성 지원이 더 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방만 지출이 교육교부금 개편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재정(지출)에 있어 비효율적인 모습이 보여질 수는 있다”면서도 “교육 재정이 충분치 않다면 교육의 개혁과 개선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시행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표준으로 자리 잡은 무상급식과 같은 모험적 시도들도 교육교부금과 지방교육자치를 바탕으로 실행될 수 있었다는 취지다.

“비(非)교부금 분야는 고사 위기”

토론회에선 ‘교육 양극화’도 쟁점으로 등장했다. 이한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학생 수는 줄었지만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소멸 위기를 겪고, 대도시와 신도시는 과밀 학급이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교육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평생·영유아 교육 관계자들은 ‘교부금 양극화’를 거론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는 교육교부금으로 재원이 풍부하지만, 나머지 교육 분야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17년째 등록금 동결 속에서 대학은 고사 직전”(유재준 서울대 교수), “성인 교육 투자액은 ‘낭떠러지’ 수준”(강대중 서울대 교수)이라는 비유가 나왔다.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 소장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느 기관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영유아 재정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건 형평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김윤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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