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싸워 얻어낸…전설의 댄스타임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8위·세르비아·사진)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준결승에 올랐다. 조카뻘 선수와 5시간 15분간 혈투를 벌인 끝에 거둔 성과다.
조코비치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에서 세계 4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7-6〈12-10〉 3-6 6-3 6-7〈4-7〉 7-6〈10-4〉)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윔블던 무대에서 남자 단식 역대 최다 4강 진출 기록(15회)을 작성했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호주오픈에서, ‘클레이코트의 달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프랑스오픈에서 각각 15차례 준결승에 오른 데 이은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기도 하다. 39세 38일에 4강행을 성사 시킨 조코비치는 지난 1974년 켄 로즈월(호주)이 세운 윔블던 최고령 4강 진출 기록(39세 234일)에 이은 역대 2위 기록도 작성했다.
이날 경기는 대회 역사상 최장시간 승부를 벌인 8강전으로도 기록됐다. 1987년생으로 39세인 조코비치는 13살 어린 2000년생 오제알리아심을 상대로 체력과 집중력에서 모두 압도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특히나 1세트 도중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인해 급히 치료를 받는 등 돌발 악재를 딛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경기 종료 후 조코비치는 두 차례 관중석을 향해 포효한 뒤 신명 나는 댄스로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정신력으로 이겼다”면서 “내가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 건 이처럼 짜릿한 승부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인 25회 우승에 도전 중이다. 아울러 페더러가 보유한 윔블던 남자 최다 우승(8회) 타이와 메이저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로즈월·37세 62일) 경신도 함께 노린다.
대기록으로 가는 길목에는 난적이 기다린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상대 전적에서 조코비치가 5승6패로 열세라 분발이 필요하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만나 내리 패했지만, 최근 맞대결인 올해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해 연패를 끊었다.
조코비치는 “오늘이 결승이었다면 다음 상대에 대한 분석도 걱정도 필요 없을 것”이라는 말로 준결승전을 앞둔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한 뒤 “어쨌거나 나는 탈락하지 않았다. 기쁜 마음으로 다가올 승부를 대비할 것”이라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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