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개봉박두'…韓개미 '눈물' 닦을까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2026. 7. 8. 23: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ADR, 10일 나스닥 상장
최태원 회장, 상장 오프닝벨 울릴까
나스닥100은 무리, 반도체 ETF는 9월 편입 예상
커스터디 통해 ADR 10배까지 증가 가능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스닥에 가면 자금이 많이 들어올 거라던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나 큰돈이 들어올까요? 익숙한 QQQ 같은 ETF에도 SK하이닉스가 담기게 될지 향후 시나리오와 원리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최근 반도체주가 급락해서 심란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SK하이닉스 ADR 가격은 얼마가 될까요

SK하이닉스 ADR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부터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번 상장은 코스피 SK하이닉스 1주=나스닥 ADR 10주로 쪼개서 발행하는 구조입니다.

코스피 SK하이닉스 1주가 242만원을 기준으로 상장 신청이 들어가 있습니다. ADR 1주는 대략 24만원 정도가 됩니다. 여기에 환율 1530원을 적용하면 상장 가격은 157달러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상장하는 물량은 한국 본주 기준으로 1779만주(ADR 1억 7790만주)입니다. 전체 주식의 2.5%에 해당하는 수준이죠.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281억달러, 43조원 정도가 됩니다.

중요한 점은 미국에서 SK하이닉스 인기가 높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현지에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상장 가격에 5% 정도 프리미엄(웃돈)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 웃돈이 붙는다면 ADR 가격은 165달러, 시가총액은 308억 달러까지 뛰게 됩니다. 한국 본주와 나스닥 ADR 가치를 합치면 전체 가치는 1조 1100억~1조 2800억 달러가 될 전망입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마법 '차익거래'와 '커스터디'

ADR 상장이 한국의 SK하이닉스 주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차익거래'와 '커스터디'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죠.

'한국에서 가방을 떼와서 미국 백화점에 진열해 파는 상황'을 떠올려 보시죠. 코스피 SK하이닉스 본주가 한국 물건이라면, 나스닥 ADR은 미국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입니다. 여기서 한국 상점의 물건을 미국 백화점으로 보내는 과정이 커스터디입니다. 한국에서 본주를 사서 금융기관 금고에 잠궈두고, 이걸 담보로 나스닥에서 ADR을 찍어내는 것이죠.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SK하이닉스를 사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환전도 해야되고 계좌 개설도 복잡하니까요. 때문에 달러로 매매할 수 있는 미국 ADR을 선호합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ADR을 사려고 몰려들면 당연히 ADR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겠죠. 본주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때 '차익거래업자(헤지펀드)'들이 등판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에서 SK하이닉스 본주를 사들여서 커스터디 금고에 넣고 잠궈버립니다. 이후 ADR로 바꿔서 미국에서 비싸게 파는 차익거래에 나섭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은 줄어들죠. 물량이 줄어드니 본주까지 끌려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1997년에 미국에 ADR을 상장했던 대만 TSMC가 이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본주 주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 10배나 넉넉하게 잡아둔 커스터디 한도

SK하이닉스도 TSMC 성공 공식을 벤치마킹했습니다.

10일 나스닥에 상장될 ADR 물량은 전체의 2.5% 수준인 1779만주(본주 기준·281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F-6)를 살펴보면 깜짝 놀랄 내용이 숨어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자금의 차익거래·커스터디가 늘어날 것을 내다보고, ADR로 전환할 수 있는 한도를 1억 7800만주(본주 기준·2800억 달러)로 넉넉하게 등록해 뒀죠. 이번 상장 물량의 10배, 전체 주식의 25%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미래에 커스터디 수요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미리 활짝 길을 열어둔 셈입니다.


● 나스닥100은 당장은 어려워

나스닥100 같은 대표 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를 따져보겠습니다. 주요 지수에 편입돼야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이죠.

스페이스X는 15거래일 만에 나스닥100에 조기 편입됐습니다. QQQ같은 나스닥100 ETF가 스페이스X를 사들이게 됐죠. 나스닥100에 조기 편입되려면 시총 40위 이내여야 합니다. SK하이닉스 전체 시총은 1.1조 달러 수준이라 미국에서도 10위권이죠. 문제는 나스닥 규정상 '미국 외 기업은 ADR 가치로만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상위 40위 진입과 조기 편입은 어렵습니다.

12월 정규 편입에서는 나스닥100에 들어갈까요? △나스닥 96위 워크데이 340억 달러 △97위 GE헬스케어 294억 달러 △98위 크래프트하인즈 294억 달러 △99위 덱스컴 279억 달러 △100위 코파트 270억 달러입니다. SK하이닉스 ADR 예상 시총이 281억 달러니까 100위권은 아슬아슬합니다.

문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210만~220만원까지 떨어졌죠. 242만원을 기준으로 ADR 상장 신청을 해뒀는데 본주가 조정을 받았죠. ADR도 상장 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총도 쪼그라들겠죠. 정기 변경 시점인 12월까지 100위권 이내에 진입하지 못하면 나스닥100 편입은 물건너 가게 됩니다. 이를 추종하는 ETF에서 들어오는 돈은 없게 되죠.

● 반도체 테마에서는 뭉칫돈

나스닥100 진입이 어렵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형 반도체 ETF가 있기 때문이죠.

대규모 수급은 'SMH'가 될 것 같습니다. VanEck 반도체 ETF인데 순자산이 688억 달러입니다. 3·9월에 종목을 바꾸니까 ADR은 이번 9월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TF에서 3% 비중을 차지할 경우 21억 달러, 5% 비중이라면 34억 달러가 들어오게 됩니다.

'SOXX'도 기대됩니다. iShares 미국 상장 반도체 기업 ETF입니다. 9월에 종목을 바꾸니까 올해 9월 편입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SOXX는 '외국 기업 ADR이 전체의 10%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대만 TSMC ADR, 네덜란드 ASML ADR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SOXX에서 유입될 자금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네요.

'나스닥 종합 지수'는 자동으로 포함됩니다. 나스닥100에는 못 들어도 말이죠. 나스닥 종합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서 3억 4000만 달러(5200억원) 규모 매수세가 예상됩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한국에 상장돼 있어서 외국인이 매수하기 어려웠죠. 때문에 반도체주를 사고 싶은 외국인들은 나스닥에서 마이크론을 샀죠. 외국인 투자자들이 마이크론을 팔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SK하이닉스 ADR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액티브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입니다.


● 1년 뒤, 나스닥100·필라델피아 반도체 노린다

차익거래·커스터디를 거치며 SK하이닉스 본주가 ADR로 전환되면 ADR 덩치가 훨씬 커지게 될겁니다. 코스피 SK하이닉스 본주가 미국 ADR로 옮겨가는 셈이니까요.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 100위권까지 커지게 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나스닥100 추종 펀드 규모는 3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100위권이 0.15%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데 '3000억 달러 × 0.15% = 4억 5000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순위가 높아질수록 유입액은 계속 커집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있습니다. 매년 9월 종목 교체를 합니다. 대표 ETF는 SOXQ죠. 올해 9월 편입되면 좋겠지만, 규정상 '상장 3개월 이상' '6개월 거래량 확인'이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아마도 SK하이닉스 ADR은 2028년 9월에 편입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1위 HBM 기술력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마이크론보다 낮은 가치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미국 상장은 만성적인 저평가를 씻어낼 기회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ADR 상장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무대에서 제값을 받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