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이었다" 일주일 새 '반토막'…개미 실탄 마르나
[한국경제TV 황효원 기자]

"일장춘몽이었다. 적당한 자리 오면 손익을 떠나 무조건 탈출해야 한다""35만원에 600주 물려있어요. 손절해야겠죠?"(삼성전자 온라인 종목토론방)
1년간 160% 이상 폭등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탓에 '오징어 게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월가의 경고가 나왔다. 가파르게 치솟은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레버리지 상품 급증으로 극단적인 변동성에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장 충격은 레버리지 상품을 타고 이어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상장가 아래로 주저앉았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136조원대에서 3일 118조2,593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일(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약 20조원 이상이 줄어들었다.
3일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646억원어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1조14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예탁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돈으로 아직 주식 매수에 쓰이지 않은 현금성 대기 자금이다. 개인 투자자의 입출금에 따라 변동 폭이 커 개인의 '실탄'으로 여겨진다.
최근 예탁금 감소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이 대규모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9일 이후부터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연일 순매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체거래소 합산 기준으로 하루에만 8조원 이상 순매도하는 등 연일 수조원 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이 55조2,535억 원어치를 순매수로 방어하는 수급이 이어졌다.
투자자예탁금이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의 '실탄'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를 두고 개인의 매수 여력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최근 시장의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예탁금 감소만을 근거로 시장 매수 여력이 축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투자금이 쏠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투자자 손해가 예상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 가운데 13종이 상장가인 2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12~13% 급락한 영향이다.
전날 유일하게 2만원을 웃돌았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이날 전장보다 11.27% 내린 1만9,6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만4,850원), 'ACE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만4,805원)는 1만4,000원대까지 밀리면서 상장가 대비 최대 27%의 낙폭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 5거래일 만에 이들 레버리지 ETF는 수익률이 42~43% 하락하며 약 일주일 새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급락한 것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린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6.9% 급락, SK하이닉스도 6.1% 하락했다. 향후 주가 방향을 두고 증권가의 시각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했지만 KB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며, 이달 말 예정된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AI 투자 지속 여부와 반도체 업종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이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확대하거나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 속도 조절 신호가 나온다면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추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러 실적에서 AI 설비투자 규모와 향후 가이던스가 확인돼야 반도체 주가를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연구원은 "7월 말 발표될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2분기 실적에서 AI 설비투자 전망이 유지되거나 오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설비투자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황효원기자 wonii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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