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가려면 여권 들고 가야”…혐오 표현 판치는 학교

박지훈 2026. 7. 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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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 가려면 여권 들고 가야 한다."

전교조는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혐오·역사 왜곡 표현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에서 학생들의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한 교사는 전체 응답자의 89.3%에 달했다.

혐오 표현을 들은 적 있는 교사의 경험률을 학교급별 나누면 중학교 교사가 92.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초등학교(87.4%), 고등학교(86.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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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혐오·역사 왜곡 표현 인식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교사 10명 중 9명 “혐오 표현 접한 적 있어”
'5·18 조롱 응원'으로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이 지난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광주=최현규 기자


“전라도에 가려면 여권 들고 가야 한다.”
“수업 시간에 중 1 남학생이 화가 난다며 창문 열면서 ‘노무현처럼 뛰어내려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전라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홍어홍어 거리며 키득.”
“선생님, 제가 선물 드릴게요. 부엉이 케이크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공개한 교육 현장에서 오가는 ‘혐오 표현’의 사례들이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직간접적으로 들은 내용을 취합한 것으로, 일베 같은 사이트에서나 볼 수 있던 표현이 학생들 사이에선 빈번하게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공개된 자리는 전교조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이었다. 전교조는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혐오·역사 왜곡 표현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에서 학생들의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한 교사는 전체 응답자의 89.3%에 달했다.

혐오 표현의 유형으로는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 조롱’이 88.9%(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는데,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교사는 “체육대회 반티 문구에 노무현 대통령 죽음 희화화하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교사는 “수련회 가는 버스 안에서 (학생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교사들의 증언도 수두룩했다. 전교조가 공개한 다음과 같은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5·18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이라고 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사태 이후 수업 시간에 ‘탱크데이 파이팅’을 외쳤다.”
“전국 대학 지도에서 전라도를 다른 색으로 칠하고 ‘외국’ 이라고 쓰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혐오 표현을 들은 적 있는 교사의 경험률을 학교급별 나누면 중학교 교사가 92.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초등학교(87.4%), 고등학교(86.4%) 순이었다.

특히 중학교 교사의 67.1%는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을 조롱하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자주 접했다’고 답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혐오·역사왜곡 표현 교사·청소년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들은 최근 논란이 된 ‘배재고 사태’ 역시 ‘혐오의 놀이화’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배재고 사태의 원인으로는 ‘온라인 혐오 콘텐츠와 커뮤니티 문화의 확산’(94.0%)을 가장 많이 꼽혔다. 그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항목은 ‘정치권·언론의 혐오와 조롱의 언어’(74.4%)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민원 부담으로 인한 쟁점 교육 위축’(62.0%) 등이었다.

전교조는 전국 초6∼고3 1636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혐오 표현을 접한 플랫폼으로는 유튜브(53.1%)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인스타그램(51.6%)과 틱톡(33.6%) 순이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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