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학생들 광주 가서 사과했는데... 이진숙의 '눈치 없는' 화환

용홍근 2026. 7. 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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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상처 치유해야 할 국회의원이 갈등 부추기는 꼴... 이념 전쟁 그만하고 삶의 현장에서 일하길

[용홍근 기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논란을 빚고 있는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내 비판을 받고 있다.
ⓒ 이진숙 SNS
국회의원의 시계는 어디를 향해 흐르는가. 국민의 안녕과 민생을 돌보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법을 만드는 것. 우리가 아는 국회의원의 본분이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 초선)은 지난 5일, 야구부 학생 선수들이'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은 배재고등학교에 응원 화환을 보냈다. 그러고는 자신의 SNS에 이를 당당히 인증하며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배재고 야구부 전원과 학부모, 교직원들은 다음 날인 6일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당사자들도 잘못을 뉘우치고 고개를 숙이는에, 정치인이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커피 브랜드의 이름을 외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호남을 대표하는 광주일고와의 시합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조롱성 구호와 함께,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학살했던 계엄군의 상징인 "탱크데이"라는 발언이 결합했기에 터져 나온 비판이다. 사태의 본질과 맥락을 완전히 소거한 채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상관이냐"는 이 의원의 질문은 본질 왜곡이다.

다행히 우리 사회의 교육적 자정 작용은 살아 있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중징계를 내렸고, 배재고의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잘못을 통감했다. 이들은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한 뒤,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고개숙였다. 아이들은 스스로 성찰하며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배워가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정치권 안팎에선 이 의원의 행동을 두고 경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학생들은 성숙하게 사죄했고 국회의원은 미숙하게 화환을 보냈다"면서 "매우 부적절하며, 최소한의 역사의식마저 의심케 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배재고 사태에 대한 교육적 해결 절차가 차분히 진행 중임에도,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를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갈등을 중재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이, 배재고 사태를 지지층 결집의 불씨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아이들의 성숙한 발걸음을 부끄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자성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대구참여연대 역시 "이런 행위는 정부 수립 후 최초의 민주화운동을 일으킨 2.28의 도시, 대구 시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2.28 도시의 국회의원이 5.18 모욕을 부추기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꼬집었다.

대구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2.28의 도시다. 5.18과 2.28은 모두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역사적 기억이다. 만약 누군가 대구의 2.28을 부정하고 모욕했을 때 이 의원이 가만히 있을 것인가?

지금 이 의원이 서 있어야 할 곳은 배재고 교문 앞이나 이념 전쟁의 최전선이 아니다. 치솟는 물가와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지역구 주민들의 삶의 현장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공인이라면 최소한의 품위을 갖춰야 한다. 아이들의 성숙한 사죄와 용기를 부끄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자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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