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이제 팔까요?”…수백억 굴리는 미래에셋 PB의 답 [탑티어 PB]
“반도체, 핵심이지만 몰빵은 금물…변동성은 기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 14% 넘게 밀리며 코스피가 7.89% 급락한 지난 2일.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열풍까지 더해지며 시장 변동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류동기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여의도WM 팀장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반도체 고점 논란과 차익실현 매물이 맞물리며 하루하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무엇을 살까’에서 ‘언제 팔아야 하나’로 빠르게 옮겨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류 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보다 기업의 이익을 믿고, 변동성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먼저 봐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수년간 흔들리지 않은 그의 투자 원칙이다.
“반도체는 여전히 핵심…‘몰빵’은 금물”
이 같은 투자 철학은 최근 시장의 최대 화두인 반도체주에도 반영된다. AI 투자 과열 논란과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 둔화 우려가 잇따르면서 일각에서는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류 팀장은 여전히 반도체를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꼽았다. 다만 전망이 밝다고 해서 자산 대부분을 한 업종에 집중하는 방식은 경계했다.
그는 “반도체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섹터라고 생각하지만 포트폴리오를 반도체로만 채우지는 않는다”며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관련 자산 비중은 국내외를 합쳐 약 30~40% 수준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린 것이 아니라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류 팀장은 반도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장기공급계약(LTA)’을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반도체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었지만 지금은 장기계약이 계속 늘어나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장도 예전처럼 반도체를 단순한 경기민감주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메타의 AI 컴퓨팅 자원 외부 개방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도 당분간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재무제표는 ‘서류전형’…“수치 매일 업데이트”
류동기 팀장의 확신은 직감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나온다. 시장 전망보다 기업의 숫자를 먼저 들여다보고, 그 숫자가 변하면 투자 판단도 달라진다.
그는 수년 전부터 미국 주요 상장사의 실적 데이터를 직접 축적해 왔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현금흐름 등 핵심 지표를 엑셀 DB에 저장하고, 실적 발표가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한다.
류 팀장은 “바뀌는 숫자가 있으면 그 데이터를 다시 본다”며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지, 현금흐름은 양호한지, 마진은 개선되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그는 재무제표를 통과한 기업들만 다시 들여다본다. 이후에는 사업의 진입장벽, 경영진의 자본배분 능력, 산업 내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류 팀장은 “재무제표는 일종의 서류전형”이라면서 “숫자가 좋다고 모두 투자하지 않고 왜 성장하는지, 그 성장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지를 끝까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류 팀장은 현재 약 100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랩어카운트 운용 자산만 약 200억원 규모이며, 연금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 관리도 함께 맡고 있다. 10년 가까이 함께한 고객도 적지 않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그의 원칙은 고객 상담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최근 고객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반도체에 쏠려 있다.
류 팀장은 “최근 고객 상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금 사도 되느냐’에서 ‘언제 팔아야 하느냐’로 끝나는 것 같다”며 “그때마다 항상 같은 답을 한다”고 말했다. 주가보다 기업 이익을 먼저 보라는 것.
그는 “삼성전자를 5만원대에 샀을 때와 지금은 기대수익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현재 주가가 아니라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더 이익을 낼 수 있느냐”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투자 정보가 쏟아지지만 결국 기업의 숫자를 봐야 한다”며 “주변 이야기에만 의존해 의사결정을 내리다 보면 좋은 이야기만 듣게 되고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했다.
“시장 모든 수익을 다 먹으려는 건 욕심”
그는 최근 급등한 스페이스X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 모든 기회를 쫓기보다 확률이 높은 선택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류동기 팀장은 “그 누구도 시장의 모든 수익을 다 가져갈 수는 없다”며 “장기적으로 확률이 높은 투자를 반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종종 로또처럼 한 번에 큰돈을 버는 투자에 끌리지만 확률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높은 선택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변동성은 역이용해야”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시각을 내놨다. 고객 포트폴리오에는 편입하지 않지만, 시장에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류 팀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다양성 측면에서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며 “변동성이 커졌다면 그저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역이용해 확신 있는 기업을 더 좋은 가격에 살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인투자자가 혼자 하기에는 쉽지 않은 투자 방식”이라며 “그래서 PB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개인투자자가 장기 투자 대상으로 접근할 상품은 아니다”라며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적인 활용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류 팀장은 “미래를 그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다”며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을 계속 반복하는 것, 그것이 투자의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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