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에 위용 드러낸 K-해군… 정조대왕함·도산안창호함 내부 공개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도 투입
亞 최초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맡아
훈련 전 과정 실전 절차대로 진행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와이 진주만 히캄 합동기지 부두는 거대한 해군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축구장 3배 규모의 비행갑판을 갖춘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비롯해 상륙강습함,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까지 각종 함정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한국 해군은 올해 림팩(RIMPAC)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연합해군기동부대를 지휘하는 연합해군구성부대사령관(CFMCC) 임무를 맡았다. 단순한 참가국을 넘어 다국적 해상작전을 직접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과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투입했다.
국내 취재진이 정조대왕함 전투지휘실(CCC)에 들어서자 낮은 경보음과 함께 “상황 발생, 전투배치”라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곧 전투정보 처리체계 화면에 가상의 탄도미사일 궤적이 표시됐고, 곧바로 요격 절차가 이어졌다. 실제 전투는 아니었지만 모든 과정은 실전과 같은 절차로 진행됐다.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을 맡은 김인호 림팩훈련부대장(소장)은 정조대왕함 사관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림팩 훈련을 통해 우리 해군의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이겠다”고 말했다.

정조대왕함 인근 잠수함 부두에는 도산안창호함이 고요히 정박해 있었다. 수면 위로 길게 솟은 세일(함교)만 모습을 드러낸 채 바다와 하나가 된 모습은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칭을 실감케 했다. 갑판 해치를 열고 약 3m 높이의 수직 사다리를 따라 내려가자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좁은 통로 양옆으로 전투·항해 장비가 빈틈없이 들어서 있었지만 승조원 생활 공간은 기존 잠수함보다 한층 넓고 쾌적하게 설계돼 장기간 작전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함내 깊숙한 곳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직발사관 6기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면 아래에서 전략무기를 은밀히 발사하는 잠수함의 핵심 설비다. 바로 옆에는 중어뢰 ‘범상어’를 운용하는 발사관도 자리하고 있었다.
미 해군은 이번 훈련 총괄 지휘함인 상륙강습함 USS 에식스함도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길이 약 257m, 만재 배수량 약 4만1000t의 와스프급 상륙강습함으로 해병대 상륙작전과 항공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플랫폼이다. 함내로 들어서자 미로처럼 이어진 통로와 넓은 격납고가 거대한 함체의 규모를 실감하게 했다. 내부에는 유사시 해상 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술실과 중환자실 등 의료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비행갑판과 격납고에는 헬기와 수직이착륙기 등이 줄지어 배치돼 있었다. 상륙함이면서 항공기지이자 병원, 그리고 지휘소 역할까지 수행하는 모습은 하나의 거대한 해상 군사기지를 옮겨 놓은 듯했다. 브렌트 데보어 미 해군 원정강습단장(준장)은 “이번 림팩은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한층 발전시키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놀룰루=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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