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비껴간 인도 증시, 다시 돈 몰린다

배재성 2026. 7. 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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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소외가 오히려 강점…“신흥국 포트폴리오의 헤지”
루피화 안정·유가 하락에 실적 기대도 높아져

인도 뉴델리 구시가지에서 한 여성이 500루피 지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루피화 안정세는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인도 증시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AI 관련 종목이 부족해 상반기에는 관심에서 밀렸지만, AI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히려 변동성이 낮은 시장으로 재평가 받으면서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간) “AI 열풍이 글로벌 증시를 흔드는 가운데 인도 증시가 시장 불안 속 투자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대표지수인 NSE 니프티50은 올해 상반기 하루 1% 이상 등락한 거래일이 38일로 전체의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와 MSCI 아시아지수(각 59일)보다 적고, S&P500지수(32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AI 반도체와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 코스피는 79거래일 동안 1% 이상 움직이며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주요 증시의 하루 변동률이 1% 이상인 거래일 비중. 코스피는 66%로 가장 높았고, 인도 니프티50은 32%로 MSCI 신흥국지수(46%)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상반기에는 AI 관련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인도 증시의 약점이었다. 글로벌 자금은 한국과 대만 등 AI 수혜 시장으로 몰렸다. 하지만 최근 AI 투자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6월 니프티50은 MSCI 신흥국지수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웃돌았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최근 4개월 가운데 가장 적었다.

두바이 투자회사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막상스 비소는 “인도 시장의 안정성은 AI 투자 열풍 밖에 있다는 데서 나온다”며 “인도는 신흥국 포트폴리오에서 AI 투자에 대한 헤지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거시경제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루피화가 안정을 되찾았고, 중동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항공업종 부담도 줄었다. 인도 정부는 이 같은 변화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경제 성장 전망을 개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인도 최대 IT 서비스 기업 타타컨설턴시 서비스(TCS)를 시작으로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실적 상향 조정이 하향 조정보다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 변동성지수(VIX)와 미국 VIX의 비율 추이. 4월 급등했던 인도 증시의 변동성은 최근 하락하며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리서치업체 아스크산딥사브하르왈닷컴의 산딥사브하르왈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빠르게 개선됐다”며 “원자재 가격 안정과 자본 유입, 안정적인 금리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기업 실적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는 글로벌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방어적 성장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년간 니프티50은 약 3배 상승했고, 연간 10% 이상 오른 해도 여섯 차례였다.

인도 변동성지수(VIX)는 6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해 1년 평균 아래로 떨어졌으며,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퀴러스증권의 계량분석가 크루티샤는 “니프티50의 강세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실적 시즌에서 긍정적인 실적 서프라이즈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BII)의 벤 파월 수석 투자전략가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AI 관련 종목 부족이라는 부담이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AI 중심 시장을 넘어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며 “인도는 신흥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투자 기회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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