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의 성공을 위한 공간전략

2026. 7. 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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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도시, 인재 모이는 '직주락'이 좌우
외곽 신도시보다 도심 인프라 융복합

정부는 지난달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SK그룹 등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방안'을 발표하며 기업 주도의 신속한 산업·도시 조성 전략을 제시했다. 도시계획학자로서 이러한 전략의 성공을 위한 궁리를 해본다. 반도체 생산 입지로 '전수토인(電水土人·전기 물 땅 인재)'을 꼽는다. 모두 중요하나 그중에서도 인재, 즉 혁신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공간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혁신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석박사 등 우수한 혁신인력일수록 정주 여건이 잘 갖춰진 대도시를 선호한다. 판교·마곡·성수 등 매력적인 직주락(職住樂) 환경을 갖춘 곳에 기업이 몰리는 이유다. 국가산업단지에 있던 대기업 연구소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 지방의 국가산단에서는 우수한 인력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청년과 우수인력이 선호하고 정착하는 도시공간조성이 첨단산업입지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싱가포르의 원노스는 혁신인력이 즐겨 모일 수 있는 직주락 복합단지의 성공사례다. 그런데 이런 매력적인 복합공간은 아무 데나 생기지 않는다. 첫째, 편리한 교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도시와 수도권 등과 빠르게 연결되는 광역교통, 대중교통을 잘 갖춘 곳이다. 둘째, 매력적인 가로환경이다. 재능있는 혁신인력이 암묵지와 혁신적 아이디어를 키우고 나눌 수 있는 카페나 공원, 광장 등 개성 있고 미려한 도시환경이다. 셋째, 쾌적한 정주환경이다. 아이 학교와 학원, 공원과 체육시설, 병원과 문화시설을 고루 갖춘 도시로 실력 있는 인재가 모인다.

직주락 공간을 신도시처럼 외곽에 단지형으로 조성하기는 어렵다. 대중교통, 학교, 공원 등 기존 도시의 도심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낫다. 5대 광역시 도심에 입지하는 기업유치 특구로 조성 중인 도심융합특구를 활용할 수 있다. 캠퍼스혁신파크 사업으로 지역의 거점대학과 산학연 허브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혁신지구를 활용해 첨단산업 연구지원과 연결할 수 있다. 산업·정주·교육·문화·기반시설을 융복합해야 하는 시대다. 기존의 특구, 산단, 교통망과 연계해 첨단산업지구를 조성해 가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이 직접 입지를 결정하고 공급방식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첨단기업이 추구하는 효율성이 도시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학교와 병원, 문화시설을 유치하는 일에는 관련 부처와의 조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교통망을 연결하는 일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등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대만 남부 가오슝의 TSMC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발표 후 생산까지 4년이 걸린 초고속 건설사례다. 작년 초 TSMC 직원의 이주 과정에서 자녀들의 전입과 학교 배정 사이에 시간적 불일치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자 가오슝시 교육 당국은 'TSMC 사원증만 가져오면 배정과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례시비가 두려운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단이다. 청와대는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청와대 내에 두겠다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역사적 메가프로젝트다. 외곽의 독립적 단지형 개발보다 기존의 시설과 기능을 교통망으로 연결하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압축연계형 방식, 기업이 원하는 입지, 원하는 공급방식으로 추진하는 '기업주도형 첨단도시' 개발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앞당겨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방안은 이러한 공간전략의 방향성을 잘 담고 있는 정책이다. 지방 거점도시가 갖춘 산업·교육·문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기업형 첨단도시를 내실 있게 조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투자가 국토균형발전과 지역성장, 나아가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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