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딥시크·즈푸 등 20개 중국 대표 AI기업 소집한 이유
[임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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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6월 5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화웨이 인스파이어 대회, 딥시크, 즈푸AI, 문샷AI 등 대표 모델기업 20여개사가 총출동 하여 에이전트 시대의 생태계 청사진을 만들었다. |
| ⓒ 화웨이 클라우드 |
2026년 6월 5일 상하이 시안(西岸)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화웨이클라우드는 즈푸(Zhipu), 딥시크(DeepSeek), 미니맥스(MiniMax), 문샷AI(Moonshot AI), 스텝펀(StepFun), 바이두(Baidu), 메이퇀(Meituan), 아이플라이텍(iFlytek), 아이스커지(PixVerse), 성수커지(Shengshu) 등 20여 개 최상위 모델 기업을 한자리에 소집하여 생태 협력 플랜을 발표했습니다.
이 플랜의 이름은 '백 개의 모델로 창출하는 천 개의 활용 방안, 함께 모여 함께 이긴다(百模千态·云聚共赢)'입니다.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구성한 순간입니다.
경쟁의 단위가 모델에서 생태계로 전환
실제 기업에서 AI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여러 모델과 도구, 에이전트, 업무 흐름이 결합된 작업 네트워크가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AI 모델은 각각의 성능을 넘어 능력의 재구성'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화웨이가 협력으로 풀려는 문제는 모델이 클라우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플랫폼이 과업별로 어떻게 동적 배정하며, 산업 지식과 어떻게 결합하고, 과금과 운영이 가능한 통합적 비즈니스 모델 구축입니다. 이런 시스템화된 생태계는 "우리가 어떻게 분업하고, 협동하고, 납품하고, 수익을 나누는가"를 설계합니다.
각 모델사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여기서도 빛을 발합니다. 즈푸는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자율 과업 수행에, 딥시크는 백만 토큰급 초장문맥과 저비용에, 미니맥스는 코드 생성과 오피스 생산성 도구에, 문샷AI의 키미는 기업용 보고서 작성에, 스텝펀은 고속·고신뢰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에 강점을 갖습니다.
바이두는 어니(ERNIE) 프레임워크와 지식그래프를 기반으로 중국어 이해와 전문 영역에서, 메이퇀의 롱캣(LongCat)은 1.6조 파라미터 규모로 코드와 범용 에이전트 과업에서, 아이플라이텍의 싱훠(星火)는 음성 기술을 축으로 의료·교육 수직 영역에서, 아이스커지는 실시간 영상 생성과 인터랙티브 콘텐츠에서, 성수커지는 고품질 영상 생성과 '세계 모델' 구축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킵니다.
서로 대체하지 못하는 능력들입니다. 대체 불가능성이야말로 분업의 조건이고, 분업이야말로 생태계의 조건입니다. 기업에는 단일 모델 서비스가 아니라 과업 특성에 따라 최적 모델이 오케스트레이션 됩니다.
Agentic Infra, 연산력 제공자에서 생태 조직자로
화웨이클라우드는 이날 '고효율 토큰 공장 + 지속 강화 학습 + 초효율 스케줄링 + 보안 강화'로 요약되는 Agentic Infra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이를 가능케 하는 4대 인프라 신제품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첫째, AICS 링취(灵衢) 지능연산 클러스터입니다. 어센드 칩 10만 장을 자체 개발한 링취 네트워크로 묶어 하나의 거대한 연산 단위처럼 움직이게 만든 인프라입니다. 총 연산력은 200EFLOPS, 토큰 하나를 만들어내는 지연은 10밀리초 이내, 1000장 단위로는 초당 500만 토큰을 처리하며, 온라인 서비스 가용성은 99.95%에 이릅니다. 숫자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입니다. 대형 모델 추론이 '돌아가는가'를 묻던 단계를 지나, '얼마나 싸게, 안정적으로, 대규모로 돌아가는가'를 겨루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둘째, AMS 에이전틱 메모리 스토리지입니다. 에이전트가 긴 과업을 수행하려면 앞서 처리한 내용을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기억 용량이 부족해 작업이 끊기는 것이 에이전트의 고질적 약점이었습니다. AMS는 AI 연산 칩(NPU)을 저장 하드웨어에 직접 연결해 PB급 초대형 기억 공간을 확보하고, 자주 쓰는 데이터(KV 캐시)를 층위별로 나눠 관리하는 방식으로 추론 비용까지 낮췄습니다. 에이전트가 하루 단위의 긴 과업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는 기반입니다.
셋째, CCE VolcanoNext 일체화 스케줄링 엔진입니다. 기존에는 모델을 훈련하는 자원과 추론 서비스를 돌리는 자원이 따로 놀며 곳곳에서 유휴 상태로 남았습니다. 이 엔진은 두 자원을 하나의 풀로 합치고 흩어진 파편 자원까지 긁어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전체 자원 이용률을 30% 이상 끌어올립니다.
넷째, AgentSphere 보안 실행 환경입니다. 경량 샌드박스 기술을 적용해 에이전트 하나를 0.1초 만에 구동하고, 1분에 10만 개씩 생성해냅니다. 수많은 에이전트가 서로 간섭 없이 안전하게 클라우드 위에서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이런 네 가지 시스템을 통해 화웨이클라우드는 클라우드의 역할을 '연산력과 플랫폼 제공'에서 '고효율 AI 비즈니스 생태의 조직'으로 재정의 했습니다.
함께 파이를 키워 더 큰 파이를 나누는 시스템
모델과 에이전트를 다루는 플랫폼 층위에서는 ModelArts Next가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강화학습 서비스, 기밀 추론, 지능형 모델 라우팅, 모델 매트릭스의 4대 핵심 능력을 하나로 통합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것은 모델 라우팅입니다.
들어온 요청의 성격을 읽고 비용을 아낄지, 품질을 높일지, 둘 사이 균형을 잡을지 세 가지 전략 중 하나로 가장 알맞은 모델에 작업을 배정합니다. 현재 15여 개 최상위 모델을 이 방식으로 운용하며, 배정 정확도는 95%를 넘고 호출 비용은 평균 20% 줄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고객을 겨냥한 즈궈(智果) AgentArts 플랫폼도 공개 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몇 시간씩 이어지는 긴 과업도 80% 이상의 성공률을 보장하고, 강화학습으로 작업 흐름을 계속 최적화해 토큰 소모를 30% 이상 줄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창구인 '즈궈위안(智果园)'이 더해집니다. 풀스택 에이전트 클라우드 서비스와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 다양한 대형 모델 자원을 한곳에 모아, 업무 의도를 파악하는 단계부터 데이터 구축, 스킬 개발, 애플리케이션 배포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화웨이클라우드는 <기업은 어떻게 에이전트 지향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하는가>라는 백서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AI 데이터레이크, 모델 배치 전략, 에이전트의 보안 개발·실행 환경 등 일곱 가지 차원에서 기업이 따라갈 수 있는 실천 지침을 담았습니다. 요컨대 AI를 막연한 기술이 아니라, 기업이 직접 고르고, 조합하고, 평가하고, 배치하고,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생산요소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토큰 공업화 시대, 클라우드의 상품이 바뀌었다
화웨이클라우드 CEO 저우웨펑(周跃峰)은 이날 무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토큰 공업화 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했습니다. 에이전틱 AI가 컴퓨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이제 클라우드가 파는 핵심 상품은 가상머신과 대역폭이 아닙니다. 공장에서 규격품을 찍어내듯, 표준화된 토큰을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생산해 공급하는 능력입니다.
저우웨펑은 화웨이클라우드가 가려는 길을 세 갈래로 못박았습니다. 첫째, 'AI로 생산력을 높인다'를 근본 목표로 삼습니다. 둘째, 데이터 보안과 온프레미스 배치를 요구하는 정부·기업 수요에 맞춰 퍼블릭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함께 갑니다. 셋째, 자주적 연산력 노선을 지켜 엔비디아 생태계와 구별되는 '제2의 연산력 평면'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토큰 총량이 얼마인지, 매출 총액이 얼마인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력하는 것은 토큰 하나하나가 가져오는 산업 구조의 개선, 전기의 절약, 생산력의 향상입니다."
같은 날 화웨이클라우드는 '산업 AI 드림팩토리'를 열고 스마트의료, 피지컬 AI(Physical AI), 지능제조, 과학컴퓨팅 4대 주제관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화웨이클라우드 Stack은 텍스트·이미지·영상 등 모든 형태의 데이터를 하나의 저장소에 담고, 백억 건 규모의 벡터 데이터를 1초 안에 검색해내는 AIDataLake 지능형 데이터레이크 방안도 선보였습니다.
방향은 분명합니다. 기초 자원을 파는 '자원형' 클라우드에서, AI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서비스형' 클라우드로의 이행입니다.
지휘자의 등장, 제로섬이 아니라 포지티브섬
이에 앞서 2026년 5월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은 "상당 부분, 우리는 중국 AI 칩 시장을 화웨이에 내줬다"고 인정했습니다. 중국의 최대 SNS중 하나인 샤오홍슈(Xiaohongshu)는 현재 토큰 연산의 약 40%를 어센드 칩에서 처리하며 향후 3개월 내 어센드 추론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메이퇀, 딥시크, 문샷AI가 이미 화웨이클라우드의 고객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이제 화웨이클라우드의 비전은 칩에 머물지 않습니다. 20여 개 중국 최상위 모델사의 차별화된 능력을 배정 가능하고, 과금 가능하고, 납품 가능하고, 운영 가능한 하나의 시스템화된 비즈니스 생태로 엮어내는 것. 이를 통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함께 파이를 키우는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화웨이클라우드가 노리는 자리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전체입니다. 어떤 모델사와도 경쟁하지 않는 대신, 어센드 칩이라는 악기를 쥐여 주고, Agentic Infra라는 무대를 깔아 주고, ModelArts Next로 각 모델의 소리를 조율하고, 즈궈위안이라는 공연장으로 관객을 불러 모읍니다.
20여 개 모델사가 저마다의 악기로 하나의 곡을 연주하게 만드는 지휘자, 그것이 화웨이클라우드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역할입니다. "에이전트 시대에 화웨이클라우드는 가장 개방적인 클라우드가 되고자 합니다." 저우웨펑의 이 한마디에 이 거대한 협주의 설계도가 담겨 있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도 2035년까지 100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곧 '토큰 팩토리' 건설을 선언했습니다. 반가운 결단입니다. 그러나 화웨이클라우드의 발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공장을 짓는 일과 공장을 돌리는 일은 전혀 다른 설계라는 사실입니다.
화웨이는 데이터센터 위에 모델을 배정하는 라우팅,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플랫폼, 의료·제조·과학으로 이어지는 산업 적용 경로, 그리고 참여자 모두가 수익을 나누는 과금 구조까지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먼저 그려 놓고 무대를 지었습니다. 우리의 18.4GW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위에서 어떤 모델들이 돌아가고, 누가 그것을 조율하며, 반도체·조선·바이오 같은 우리 주력 산업 현장에 어떤 경로로 스며들게 할 것인지, 운영의 청사진을 지금부터 함께 그려야 합니다.
데이터센터가 완성될 무렵, AI 기술은 지금보다 훨씬 고도화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 시점에 1000조 원의 가치가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운영 역량도 건설 역량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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