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판단 뒤집는 종합특검…법원서 줄줄이 제동

종합특검팀이 내란특검팀의 불기소 처분 사건들을 다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잇따라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제동을 걸고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특검팀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사건 처분과 수사 범위를 둘러싼 이견도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종합특검이 내란부화수행 혐의 등으로 청구한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과 안성식 전 기획조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범죄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해경의 내란 연루 의혹은 이미 내란특검이 수사했던 사안이다. 특히 안 전 조정관은 비상계엄 전 해경이 계엄 합동수사본부에 편제되도록 내부 규정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경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파출소 총기 휴대 검토와 합수부 인력 파견 등을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내란특검팀은 안 전 조정관이 합수부에 해경 인력을 파견할 권한이 없었고, 관련 논의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거친 뒤 지난해 12월 불기소 처분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면서 수사 대상을 전직 해경청장까지 넓혔다. 해경 지휘부가 별도 지시 없이도 계엄 집행에 필요한 인력 파견과 총기 휴대 등을 논의했다고 보고 내란부화수행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사람의 범죄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법원이 밝힌 ‘범죄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영장 기각 사유는 수사팀 입장에서 가장 아픈 대목”이라며 “추가 수사로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내란특검의 기존 판단을 뒤집은 종합특검 수사가 영장 단계에서 제동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내란특검이 무혐의 처분했던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 KTV 원장의 내란선전 혐의를 재기수사해 ‘1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5월 “내란선전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국힘 체포방해 재기수사 놓고 정면충돌
두 특검팀의 이견은 지난달 29일 종합특검팀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체포 방해’ 의혹 사건을 재기수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종합특검팀은 당시 김기현·권영진·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면서 언론 브리핑에서 “내란특검이 수사한 게 하나도 없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러자 내란특검팀은 다음 날 즉각 입장문을 내고 “현장 바디캠과 유튜버 영상 분석은 물론 다수의 경찰관 진술까지 면밀히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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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입건’에 군인 수사 확대까지…공소유지 변수
두 특검팀은 내란 수사 전반에서도 입장 차이를 보인다. 종합특검팀이 기존 수사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을 각각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반란 혐의로 입건한 것이 대표적이다.
계엄에 가담한 군인들에 대한 수사 범위를 두고도 두 특검의 판단은 갈린다. 당시 내란특검팀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군인은 기본적으로 상명하복 조직으로 명령을 따라야 한다”며 “군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고, 당시 ‘팔다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종합특검은 수사망을 넓혀 비상계엄에 연루된 다수의 군인을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최근 내란특검이 공소유지 중인 전직 군인들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내란특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던 영관급 장교들이 종합특검에 피의자로 입건되자 법정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진술을 거부한 것이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직무유기 등 혐의 항소심도 변수로 거론된다. 홍 전 차장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조 전 원장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한 핵심 인물이다. 그런데 홍 전 차장이 종합특검에서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향후 항소심에서 증언을 거부하거나 조 전 원장 측이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을 여지가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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