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뇌우에도 역대 최대 불꽃쇼… “미국은 자유의 나라” 축하

2026. 7. 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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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행사장 가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가족들과 함께 건국 250주년 기념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다. 이날 불꽃놀이에는 모두 85만발의 폭죽이 사용돼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연합뉴스


“해피 포스 오브 줄라이(Happy Fourth of July·7월 4일)!” 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워싱턴기념탑 앞에서 기자에게 인사를 건넨 카일리 스핀(33)은 미국의 가치를 자유와 애국심으로 요약했다. 그는 “미국의 핵심 가치는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이어 “베트남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셨던 우리 할아버지들이 생각나 마음이 뭉클하다. 한 분은 안타깝게도 저희 아버지의 생일날 전사하셨고, 지금도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 벽면에 성함이 새겨져 있다”고 했다.

이날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과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 전역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미국 건국 250주년을 축하했다. 이 중 워싱턴DC는 섭씨 38도의 폭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 등 궂은 날씨 속에서 행사를 치렀다. 날씨 탓에 일부 행사가 지연됐지만 결국 계획대로 85만발의 불꽃이 터지며 행사가 화려하게 마무리됐다.

본 행사 시작 전인 이날 오후 5시부터 워싱턴기념탑과 링컨기념관을 잇는 내셔널 몰 주변엔 인파가 가득했다. 주변 차도는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됐다. 성조기가 곳곳에서 펄럭였고 시민들은 성조기 무늬 티셔츠와 모자, 액세서리로 무장한 채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도 미소로 긴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메인 행사인 ‘미국에 바치는 헌사(Salute to America)’ 행사장인 워싱턴기념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데이브와 스테파니 부부는 “미국은 젊은 나라지만 250주년은 우리에게 큰 이정표”라고 말했다. 데이브는 “나는 군인 집안 출신이고 나 역시 군 복무를 했다. 아내의 부모님도 군인이셨다. 애국심은 우리에게 깊이 뿌리내린 것”이라고 했다. 코네티컷주에서 온 팀도 “우리가 전 세계 사람들을 지원하고 옳은 것을 수호하며 정의를 실현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행사장 주변에 있던 대니얼(35)은 “마가의 핵심 가치는 언론이 묘사하는 것처럼 극단주의가 아니다. 우리의 핵심 가치는 기독교”라며 “우파 보수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의 기독교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패트리엇 프런트’ 회원 수백명이 의회 의사당을 향해 행진하며 “미국을 되찾자”고 외치는 등 극단적으로 분열된 미국의 현실을 드러내는 장면도 있었다.

찌는 듯한 날씨는 행사 직전 돌변했다. 본 행사 전 돌풍이 불고 천둥, 번개가 예고되면서 이날 오후 7시쯤 내셔널 몰에서 일시 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시민 대부분은 귀가하지 않고 행사장 주변에서 대기했다. B-2 폭격기 등 전투기들이 저공 비행하는 에어쇼가 계속되자 하늘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며 ‘USA’를 외치기도 했다.

폐쇄됐던 행사장 보안 게이트는 이날 오후 10시쯤 다시 열렸다. 축하 공연이 이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보다 늦은 오후 11시15분 무대에 올라 예고된 40여 분간의 연설을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트럼프의 연설 뒤 밤 12시부터 시작돼 85만발의 폭죽이 터진 불꽃 쇼였다. 기록적인 폭염과 기습적인 뇌우가 교차한 워싱턴DC의 밤하늘은 거대한 불꽃으로 채워졌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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