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까지 부른 ‘사회연대임금’… 정부 이달 토론회 검토… 각계 분분
기금화 예상… “초과이익 기준 모호”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연일 밝히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안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모델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반도체 기업 성과급을 백지화한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퍼질 정도로 정부 개입에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제도화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입장도 엇갈리는 등 결론 도출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노동부는 이달 중순 토론회를 열고 사회연대임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5일 전해졌다. 김 장관은 지난 5월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언급하며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수준의 (기업) 초과이익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재분배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장관이 화두를 던진 만큼 일단은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안다”고 말했다.
사회연대임금은 기업 초과이익의 일정 부분으로 기금을 조성해 원·하청 간 격차를 해소하고 협력업체와 과실을 나누는 식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있다. 원청 정규직만 반도체 과실을 차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2011년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띄운 ‘초과이익공유제’와 비슷하게 설계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합의를 통해 성과를 나누는 공정거래 모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상에 대해 ‘초과이익’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첫 번째 문제로 지적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스스로 정한 목표이익 대비 이를 초과할 때 ‘초과이익’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주주에게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라며 “초과이익 개념을 기준으로 정부가 손을 대려는 순간 기업은 목표이익을 높게 잡는 식으로 초과이익을 없애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연대임금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에 ‘알아서 하라’고 하면 결국 정규직 노조만 이익을 갖게 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기금 조성을 기업 자율에 맡기지 말고 일정 규모 이상으로 마련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실질적으로 원·하청 재분배 몫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10% 미만일 것으로 보이는데 기금 규모가 크지 않으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기업의 이익에 관여하는 순간 시장이 왜곡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교수는 “검증된 기업에 대해 원청이 선별해서 자율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하청·협력업체 경쟁력도 올라간다”며 “정부는 이익을 배분하는 기업에 법인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유도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세종=황민혁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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