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사망 사고로 드러난 지역 노인일자리사업 ‘구멍’
“인력난에 근태관리자가 동료 노인”
사고 난 금산군, 1명이 118명 관리

지난 4월 15일 오전 10시33분쯤 충남 금산군 진산면 한 삼거리에서 70대 남성 A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우회전하던 화물차와 부닥쳤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금산군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주어진 일을 한 뒤 퇴근하던 길이었다. 당시 A씨의 정해진 근무 시간은 오전 11시까지였다. 결과적으로 근무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바람에 A씨는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배경에는 부실한 노인일자리사업 근태 관리가 있었다.
올해 충남 15개 시·군의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5만6981명인 반면 이 사업을 관리하는 전담 인원은 461명에 불과했다. 1명당 123명을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사고가 발생한 금산군도 1명이 118명을 관리해야 하는 구조였다. 대다수 근무 장소에서 출근부 관리를 하는 사람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동료 노인이다. 이런 구조 탓에 출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사고를 당한 A씨가 일했던 금산군 진산면 근무 장소에서도 군이 위탁한 수행기관으로부터 현장 관리를 위임받은 또 다른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출결을 관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행기관 측은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금산군 관계자는 “사정상 일하는 노인 중 한 명을 선정해 현장 관리를 위임한다”며 “인력 19명이 10개 읍면 수백 곳 되는 근무 장소를 매일 다니면서 관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이후 충남도와 금산군은 재발 방지를 위해 수행기관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사업을 위탁 운영 중인 대한노인회 금산군지회는 사고 발생 한 달 뒤인 지난 5월 15일 노인일자리 참여자 984명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발생 지역뿐 아니라 전국 노인일자리 사업 전반에 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각 지역 노인일자리 사업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의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노인 규모는 2022년 3만9334명, 2024년 5만347명, 올해 5만6981명 등 4년 만에 44.68% 증가했다. 사고가 발생한 금산군만 보면 2022년 1674명에서 올해 2244명으로 34.05% 늘었다.
충남 지역 노인일자리 사업 안전사고는 2022년 143건, 2023년 157건, 2024년 144건, 지난해 117건 등 561건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2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박미은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일 “전담 인력을 늘려 근태 관리, 안전사고 등에 대한 수행기관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규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담당자들을 문책하는 등 누군가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김성준 기자 ks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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