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아빠' 들먹이며 사기 친 태영호 장남, 8억 배상 판결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태영호 전 국회의원의 장남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끝에 피해자에게 8억여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A씨가 태 전 의원 장남 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태씨는 A씨에게 8억6천700여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4년 5월께 태씨로부터 스테이블코인 환전 사업을 제안받은 A씨는 11억원 상당의 가상자산과 현금을 건넸다.
이후 그는 태씨가 본격적으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2024년 9월께 자기 돈을 편취당한 사실을 알게 되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태씨가 자신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과 경찰과의 친분 등을 내세워 A씨의 신뢰를 얻어 이를 범행에 이용했다고 봤다.
A씨가 태씨의 차용 관계나 변제 능력을 확인하려 하자 그는 "자칫하면 진짜 터질 수 있고 그때는 저도 어찌 못하고 아빠한테 죽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태씨가 A씨에게 "저희 다 끼고 합니다. 경찰까지", "안보과 과장님이 문제 되면 도와준대요", "오늘 형사 한 분 만남요. 앞으로 우리의 사업을 봐줄 형이요" 라고 말하며 경찰과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또 태씨는 "우리 가족 한국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강한 형사들로 신변보호팀이 구성됐다"며 "전부 SWAT, 특전사 등"이라고 과시하기도 했다.
태영호 전 의원은 2016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재직하다 한국으로 귀순했고, 아들 태씨도 그를 따라 왔다.
재판부는 "피고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아들로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았거나 일부 경찰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을 원고를 기망하는데(속이는데)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태씨가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지난달 24일 확정됐다.
태씨는 지난 5월 가상자산에 대신 투자해 수익을 내주겠다며 지인들로부터 약 1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태씨가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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