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모텔 사망' 친부 사기 혐의…친모에 의사 소개한다며 돈 뜯어

김현정 2026. 7. 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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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절 시기 놓친 탓에 참극
경찰, 최근 친부 기소의견 송치

경기 의정부시 모텔에서 태어난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해 산모를 속여 돈을 뜯어내고 임신 중절 시기를 놓치게 한 친부가 사기 혐의로 송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생모 A씨는 2025년 1월 무렵 남성 B씨와 사귀다 헤어졌다. 결별 후 B씨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와 협의해 임신중절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예정된 수술 날짜에 보호자로 동석하기로 한 B씨가 나타나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시간이 흐른 탓에 결국 수술이 가능한 임신 24주 차를 넘기게 됐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불법적인 경로로 섭외했다며 의사를 소개해 줬다. A씨는 신원미상의 이 의사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사례비 명목으로 돈을 보내기도 했으나 실제로 만날 수는 없었다. 같은 해 12월 진통을 느낀 A씨는 텔레그램 속 의사에게 "출산이 임박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의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이 서울 명동에 있으나 주소는 말해줄 수 없고 (A씨를) 데리러 가겠다"고 말했다.

A씨는 B씨가 의사 행세를 하며 돈만 받아 챙기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의정부시의 한 모텔로 향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의사의 정체에 대해서 확신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만약 의사와 B씨가 자신을 데리러 올 경우 자기 거주지를 B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 모텔 주소를 알려주고 모텔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와 B씨 모두 현장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태어난 아기는 물이 차 있는 모텔 객실 내부 세면대에 약 12분 방치돼 있다가 숨졌다.

뒤늦게 속았다는 것을 알아챈 A씨 측은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에 접수됐다가 지난 3월 관할권 문제로 충남경찰청으로 넘겨졌다. B씨는 임신 중인 A씨를 상대로 의사 알선 등 명목으로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돼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한편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는 지난달 재판에서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출산 직후 아동의 사망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주변에 도움을 구하거나 소방 혹은 의료 기관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아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B씨가 소개해준 의사와 모텔에서 만났다고 하더라도, 제왕절개나 유도분만으로 출산 후 의사를 시켜 아이를 살해하거나 유기하려 한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A씨가 기저귀, 내의 등 출산준비물을 구입하지 않은 점 등 출산 이후를 대비한 정황이 거의 없다는 점이 근거였다.

다만 A씨가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갑자기 출산하게 되자 사리 분별을 못 해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정상 참작돼 사형이나 무기징역 선고까지 가능한 아동학대 살해죄로 기소 됐음에도 6년 형이 내려졌다. 이에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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