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모텔 사망’ 친부, 산모 속여 돈까지 뜯었다

박재구 2026. 7. 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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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알선 명목으로 금전 편취…사기 혐의 판단
임신중절 시기 놓치며 모텔 출산 비극으로 이어져

경기 의정부시 모텔에서 출산한 신생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친부가 산모를 속여 금전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전 연인인 B씨의 아이를 임신한 뒤 임신중절을 위해 B씨와 상의했다.

하지만 B씨는 임신중절을 도와주거나 불법 시술이 가능한 의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속여 A씨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를 받아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A씨는 지난 2025년 1월쯤 B씨와 교제하다 헤어진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임신중절을 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수술비 마련이 지연되거나 수술 당일 보호자로 함께하기로 한 B씨가 나타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임신중절이 가능한 임신 24주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불법적으로 임신중절 시술이 가능한 의사를 소개해 주겠다며 A씨를 연결했고,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의사와 연락하며 사례비 명목의 돈을 송금했다. 그러나 의사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출산이 임박한 같은 해 12월 A씨는 텔레그램 속 의사에게 연락했지만 “서울 명동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소는 말해줄 수 없고 데리러 가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의사의 존재를 의심한 A씨는 자신의 거주지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의정부시의 한 모텔을 약속 장소로 정했지만, 의사와 B씨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모텔 객실에서 홀로 출산했고, 태어난 아기는 객실 세면대에 약 12분간 방치된 뒤 숨졌다. 뒤늦게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A씨는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에 접수됐다가 올해 3월 관할권 문제로 충남경찰청으로 이송돼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B씨가 언급한 의사의 실체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의사 알선을 명목으로 A씨를 속여 돈을 받아낸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A씨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출산 직후 신생아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를 요청하거나 의료기관에 신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B씨가 소개한 의사를 통해 출산 후 아이를 유기하거나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출산에 필요한 물품도 준비하지 않는 등 출산 이후를 대비한 정황이 거의 없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출산했고 당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던 점 등을 참작해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에도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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