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한국에 서류 넣을까?' 소방수 르나르, 2경기 만에 튀니지와 결별 "잊지 못할 경험"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2경기 만에 튀니지와 결별했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RMC 스포츠'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도중 튀니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던 르나르가 더이상 대표팀 지휘를 이어가지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르나르 감독은 2경기 만에 한 달도 채 안 돼 튀니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본래 튀니지는 사브리 라무시 감독과 함께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조별리그부터 3차례 감독 교체 사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라무시 감독에게 월드컵을 맡겼다. 네덜란드, 일본, 스웨덴과 한 조에 묶이며 쉽지 않은 조별리그가 예상됐는데 걱정대로 첫 경기부터 참사적인 대패를 겪었다. 튀니지는 스웨덴전 1-5 대패하며 순식간에 조 꼴찌 후보로 급부상했다.
튀니지축구협회는 곧장 칼을 뽑았다. 조별리그 1경기 만에 라무시 감독을 경질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2경기 만에 한국 대표팀에서 경질된 차범근 전 감독을 넘어선 월드컵 역사상 가장 빠르게 퇴진한 감독이 됐다. 이후 튀니지는 마치 준비한 일련의 과정처럼 곧장 재야에 있던 르나르 감독에게 연락을 취했고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르나르 감독은 세네갈 자택에 머물고 있었고 튀니지의 부름을 받은 뒤 곧장 격전지 멕시코로 향했다. 대회 도중 선임된 긴급 소방수였던 셈이다. 르나르 감독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감독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프타임 때 사우디 선수들을 각성시키는 열띤 연설로도 유명하다. 튀니지는 체급이 낮은 팀으로 강팀을 이겨본 바 있는 르나르 감독의 경험을 높이 샀다.

그러나 바라던 반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르나르 감독의 튀니지는 일본과 2차전 0-4 참패를 당했다. 이어진 네덜란드전에서도 1-3 패배를 당하며 3경기 연속 3실점 이상 전패 탈락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물론 르나르 감독의 탓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튀니지 구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르나르 감독은 결국 2경기 만에 직접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떠나기에 앞서, 저에게 2026 월드컵에 참가할 기회를 준 튀니지축구협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튀니지의 유니폼을 입고 이 잊지 못할 경험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 튀니지 대표팀의 미래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며 작별사를 남겼다.
계속해서 "이 팀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며 국민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역사에 아름다운 페이지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앞으로도 많은 성공이 함께하길 바란다. 저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다시 재야의 길에 오른 르나르 감독이 곧장 새 직장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현재 공석인 대한민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눈에 아른거린다. 지난달 조별리그 탈락 결과를 만든 홍명보 전 감독이 사임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전력강화위원회의 첫 회의를 진행했다. 차기 감독 선임과 관련한 다각도 방향성을 검토했고 아시안컵 준비, 하반기 A매치 일정 등 차질 없도록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르나르 감독은 과거 한국 사령탑 후보로 물망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24년 위르겐 클린스만 경질 후 후임을 찾는 과정에서 협회가 접촉했던 인물이다. 다만 협회에 따르면 르나르 감독의 미온적 태도 때문에 만남 자체가 무산되면서 협상도 일찍 끊겼다. 그리고 이후 여러 후보군 검토 후 선임된 인물이 바로 홍명보 전 감독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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