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실험]지속가능 핵심은 '자체 재원' 확충
2027년 12월까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총 사업비 1.5조에 달해
2028년 전국 확대시 재정 5조원 필요 추산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정책실험'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인구 증가와 지역상권 활성화 등의 성과를 거두면서 본사업 전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2027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17개군에 지급하는 시범사업에만도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되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선 해당 지역의 자체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5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기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10개군과 추가 7개군 등 총 17개군의 인구는 6월 말 기준 47만9261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46만2923명)보다 1만6338명(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인구가 7만2813명(-0.1%)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기본소득 지급 효과에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기존 대상지 10곳의 경우 선정 이후 5월 말까지 신규 가맹점이 13.7% 증가했다. 1인당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으로 창출된 소비력을 겨냥한 창업이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멸 위험에 처한 몇몇 지역이 '희망' 정도를 넘어서 '실현 가능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의 이동을 통해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혁신적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도시의 밀도와 경쟁 압박이 저출생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는바, 농촌에서의 대안적 삶과 일의 기회가 풍부해지면 어쩌면 저출생 문제도 완화될 수 있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에 막대한 돈이 드는 만큼 지속성 확보를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확보한 706억원으로 올해 8월부터 7곳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기존 10곳에 더한 총 17곳에 올해 12월까지 국비 3047억원이 투입된다. 국비에 매칭한 도비와 군비도 각각 2283억원 규모로 올해 총사업비는 5330억원이다. 1~12월 전체에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년엔 예산 규모가 더 늘어난다. 국비 3779억원에 도비와 국비가 2834억원씩 등 총 9448억원이 기본소득으로 사용된다. 2년간 진행되는 시범사업에 1조4778억원 규모의 돈이 쓰이는 것이다. 송 장관도 기본소득의 지속가능성 전제로 '자체 재원' 확충을 꼽고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지급된 기본소득을 마중물로 상권 활성화 등 지역 내 자립기반을 확충하고, 햇빛소득마을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활성화해 안정적인 재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농어촌 기본소득을 2028년 전국으로 확대하면 연간 약 5조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농경연 관계자는 "시범사업의 지속성과 본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서는 법제화와 중장기 재원 조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지급된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 내 소비·상권으로 선순환되도록 하는 설계가 인구 유입 성과를 지역경제 활력으로 전환하는 관건"이라며 "햇빛소득마을은 계통 연계가 불안정한 지역이 많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예산 소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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