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는 탈락, 현대차는 늦고…배짱 두둑해진 테슬라

이승진 2026. 7.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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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확정되자 700만원 인상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8%로 '독주'
BYD 보조금 탈락·현대차 자율주행 지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하반기 정부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는 첫날, 국내 인기 모델의 가격을 최대 700만원 기습 인상했다. 중국 BYD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무기로 '배짱 영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수입차 3대 중 1대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시행되는 첫날인 1일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국내 판매 가격을 트림별로 최대 700만원까지 전격 인상했다. 이번에 가격이 오른 모델들은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핵심 차종들이다.

테슬라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배경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판매량이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6월 국내 시장에서 총 5만61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만9212대와 비교해 192.2%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수입차(18만4032대) 중 테슬라의 점유율은 30.51%에 달한다.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 3대 중 1대가 테슬라였던 셈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던 BYD가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 점도 테슬라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산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가격 8500만원 이하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산업 기여도와 안전성 등을 기준으로 정부가 정한 업체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했고, BYD는 심사 결과 승용 부문 최종 선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BYD의 대표 차종인 씨라이언의 경우 서울에서 구매하면 188만원의 보조금을 받았으나, 내년 상반기 재심사까지 보조금 지급이 제외된다.

BYD는 올해 1~6월 1만1675대를 판매하며 렉서스(7819대), 볼보(7470대), 아우디(7337대)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4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위에서 10계단 상승했으나,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에 맞춰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Y 롱레인지 AWD, 모델Y L 등 주요 차종 가격을 최대 500만원 인상한 바 있다.

커지는 FSD 기대감…속도 더딘 현대차

테슬라의 두둑한 배짱 뒤에는 독보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Driving)'에 대한 강력한 팬덤과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국산 최신 차량에서만 제한적으로 FSD 구동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테슬라는 최근 출시된 지 7년 가까이 된 구형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는 'FSD V14 라이트(Lite)' 버전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 도입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으나, 초기 구매자를 포함한 잠재 고객들 사이에서 FSD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국내 완성차 1위인 현대자동차의 추격 속도는 아쉽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내년에야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고, 도심 주행이 가능한 기술은 오는 2029년에나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 수년의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 불만 속에서도 결국 테슬라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 사이 테슬라는 수입차 시장뿐 아니라 국내 전체 시장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나 기아가 아닌 테슬라의 '모델Y'였다. 국내에서만 8762대가 팔리면서, 2년 넘게 1위를 지켜온 기아 쏘렌토를 제치고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단일 모델이 월간 판매 1위에 오른 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혜택이 시작되자마자 가격을 올리는 것은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보일 수 있지만, 당장 이를 대체할 만한 매력적인 국산·수입 전기차 선택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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