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승강제’ 개편 실익 있을까…“리밸런싱보다 시총 구조 재편 필요”

이창희 2026. 7.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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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실기업 퇴출 강화와 우량기업군 선별을 골자로 한 시장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제도 개선만으로는 코스닥의 고질적인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체질을 바꾸려면 유니콘 기업의 상장 유치와 시가총액 구조 재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도의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 중 하나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을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키우기 위해 시장 신뢰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강화된 코스닥 시장 부실기업 퇴출 제도 시행에 나섰다. 우선 코스닥 상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밑도는 경우 상장폐지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해당 요건에 부합하는 종목은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을 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된다. 일시적 주가 부양 꼼수를 전면 차단한 셈이다.

아울러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세부 적용 기준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하는 방식이다. 또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일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 종목이 동전주 상폐요건 회피를 위해 액면가 2000원, 주가 1200원으로 병합해도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성천 한국거래소 공시제도팀장은 “한번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벗어나기가 더 어렵도록 이번에 강화됐다”며 “시총이나 동전주 요건의 경우 이의신청 절차가 없다. 요건에 해당하면 바로 상장 폐지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 상장종목에서 우량기업군을 별도로 구분하는 승강제(세그먼트 제도) 도입 여부에 쏠린다. 한국거래소는 가칭 코스닥 셀럭트(Select) 세그먼트를 신설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대표 우량 기업을 선별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이 같은 시장에 혼재돼 있어 기관투자자 등이 기업을 선별하기 어렵고, 일부 부실기업이 시장 전체의 저평가 현상을 초래하는 점을 제도 도입 추진의 근거로 들었다. 세그먼트에 해당하지 않는 부실기업 등 위험기업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부실기업과 우량기업이 한 시장 안에 혼재돼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구조도 시장 전체의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퇴출 제도 강화와 세그먼트 도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향후 연구용역과 자문단 운영, 공청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제도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 개선만으로 코스닥 시장을 성공적으로 활성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확인된 취약한 이익 체력이 배경이다. 실제로 코스닥은 지난해 말 925.47에서 이날 종가 기준 868.41로 올해 들어 6.16%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4214.17에서 8088.34로 91.93% 급등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이익”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의 눈높이에는 지속성과 상승폭 측면에서 크게 제약받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 정책 마중물이나 기존 지수의 리밸런싱에서 발생하는 투자 기회는 크게 체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코스닥 시장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 재편이 필요하다. 이는 승강제 등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시장 참여자들이 결정하는 가격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되는 것”이라며 “정책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해외를 겨냥하던 유망한 유니콘 기업들이 코스닥을 주 무대로 삼을 때 자연스럽게 시총 구성 업종의 비중 자체를 흔드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코스닥 상장 유치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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