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받아놓고 외부인 출입 금지?...원베일리 ‘시끌’ [호모 집피엔스]
서초구 “특별건축구역 요건” 신청 반려
조합 해산 뒤 입대의에 책임 묻긴 어려워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단지 외곽에 펜스와 안전보안문을 설치하려다 서초구청에 제동이 걸렸다. 공공보행통로와 일부 커뮤니티 시설 개방을 전제로 특별건축구역 인센티브를 받은 단지인 만큼, 입주민 전용 출입문을 늘려 외부인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당초 조건과 배치된다는 판단이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지난 6월 래미안원베일리 생활지원센터에 안전보안문 증설 행위허가 신청을 반려했다고 통보했다. 래미안원베일리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올해 초 입주민 3분의 2 동의를 받아 펜스와 보안문 18개소 설치를 신청했다. 외부인 무단 출입을 줄이고 단지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초구는 입주민 전용 보안문 설치가 이런 개방 원칙과 충돌한다고 봤다. 단순한 시설 변경이 아니라 특별건축구역 지정 목적과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사안인 만큼 서울시 건축위원회 변경심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경축과 보행 동선을 막거나 통행을 제한할 가능성도 반려 사유로 거론됐다.
래미안원베일리는 특별건축구역 인센티브가 정비사업 수익성과 맞물린 사례다. 이 단지 최종 용적률은 약 299%로 기준용적률 250%보다 약 50%포인트 높다. 2021년 일반분양에서는 전용 46~74㎡ 224가구와 조합원 취소분 전용 84㎡ 1가구 등 225가구가 공급됐다. 당시 분양가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한 일반분양 수익은 약 2339억원이다. 이를 조합원 2557명에게 나누면 가구당 평균 약 9150만원 수준이다. 다만 실제 조합원 이익은 공사비, 금융비용, 각종 사업비 등을 뺀 뒤 산정된다.
서초구는 인센티브로 사업성을 높인 만큼 준공 뒤에도 개방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래미안원베일리는 2024년에도 커뮤니티 시설 외부 개방 범위를 지역 주민으로 좁히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초구가 이전고시 취소 통보 방침을 밝힌 뒤 외부 개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입주민 반론도 적지 않다. 공공보행통로와 개방 시설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가 늘면서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대낮 주취자 출입, 반려동물 배변, 쓰레기 투기, 시설 훼손 등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호소한다. 래미안원베일리 입대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설계를 보완해 서울시 변경심의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갈등은 다른 고가 아파트에서도 반복됐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철제 담장을 설치했다가 조합장이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법원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담장은 유지되고 있다. 같은 지역 ‘개포래미안포레스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등에서도 공공보행통로 차단 문제가 불거졌다.
쟁점은 정비사업 조합이 해산한 뒤다. 서울시는 2024년 8월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이행강제금 부과와 위반건축물 등록 등을 제재 방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이 약속한 개방 의무를 이후 구성된 입대의에 그대로 물을 법적 장치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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