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찍기 없는 퍼즐 만들었다"…아르까, '컬러스위퍼'로 글로벌 도전

이학범 기자 2026. 7.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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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지뢰찾기'와 '노노그램'은 오랜 시간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은 대표 논리 퍼즐 게임이다. 다만 지뢰찾기는 구조상 운에 기대는 '찍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인디 개발사 아르까(ARRKKA)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신작 '컬러스위퍼'는 숫자 단서를 바탕으로 색을 추론하는 모바일 퍼즐 게임이지만, 모든 퍼즐을 논리만으로 풀 수 있도록 자체 알고리즘으로 검증됐다.

지난 2일 컴투스홀딩스는 아르까가 개발한 모바일 로직 퍼즐 게임 컬러스위퍼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고전 지뢰찾기와 노노그램의 규칙을 재해석해 빈칸의 색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핵심은 운에 따른 선택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아르까는 퍼즐 생성 단계부터 풀이 가능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가 추론만으로 답에 도달할 수 있는 스테이지만 제공한다.

류지석 아르까 PD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컬러스위퍼의 제1원칙은 운이 아니라 오직 논리적 추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퍼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용자의 논리적 사고를 시뮬레이션하는 자체 풀이 알고리즘으로 검증을 완료한 퍼즐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출발은 미미했다. 컬러스위퍼는 류 PD가 유니티 엔진을 연습하기 위해 만든 '3색 지뢰찾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주변 친구들에게 프로토타입을 보여준 뒤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고 여러 특수 규칙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벼운 실험으로 출발한 프로젝트가 정식 글로벌 출시 게임으로 확장된 셈이다.

아르까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퍼즐의 품질을 평가하는 알고리즘이다. 수많은 스테이지를 사람이 일일이 만드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무작위로 채워진 보드판에서 불필요한 단서를 하나씩 제거하고 최소한의 단서만 남기는 방식의 퍼즐 생성 구조를 만들었다.

류 PD는 "난이도·초기 단서 수·특수 규칙 활용 빈도 등을 정밀하게 평가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퍼즐만 이용자에게 제공된다"며 "현재 약 20만개의 퍼즐이 준비돼 있으며 퍼즐 생성 시스템이 이용자 진행 상황에 맞춰 계속 퍼즐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설계도 주요 과제였다. 지뢰찾기는 주변 지뢰 개수가 숫자로 표시된다는 간단한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컬러스위퍼에서 숫자는 블록 주변에 있는 같은 색 칸의 개수를 뜻한다. 색이 더해진 만큼 직관적인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르까는 단서를 길게 누르면 해당 단서의 의미와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보여주는 기능을 넣었다. 예컨대 추상적인 규칙 설명 대신 "주변에 빨간색 칸이 3개 있습니다"처럼 현재 상황에 맞춘 설명을 제공한다. 이후 등장하는 특수 단서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난이도 곡선도 세밀하게 조정했다. 한 챕터는 4개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1~3스테이지는 6×6에서 9×9까지 퍼즐 크기가 점차 커지고, 4스테이지에는 상대적으로 도전적인 구성이 배치된다. 가장 큰 10×10 크기는 각 챕터의 4스테이지에서만 등장하도록 제한했다. 큰 퍼즐이 반복될 때 생기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특수 규칙도 단순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컬러스위퍼에는 현재 17가지 변형 규칙이 준비돼 있다. 조건에 따라 최대 6개의 규칙을 동시에 조합할 수 있다. 색상 수를 바꾸는 2색·4색 규칙, 사고의 깊이를 바꾸는 하드 규칙 등도 결합된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규칙을 골라 반복 플레이할 수 있다.

류 PD는 "목표는 캐주얼 이용자부터 퍼즐 마니아까지 모두가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모든 규칙을 정해진 순서대로 일정량씩 풀게 하는 방식보다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변형 규칙(기믹)과 난이도를 직접 찾아가는 개인화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향성은 힌트 시스템에도 반영됐다. 컬러스위퍼의 힌트는 특정 칸의 정답을 직접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다음으로 추리해야 할 칸이 어디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답을 대신 찾아주는 장치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스스로 단서를 다시 보도록 돕는 '넛지(nudge)' 방식이다.

류 PD는 "고민 끝에 답을 찾아내는 성취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퍼즐을 온전히 자신의 힘과 추리로 풀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컬러스위퍼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소프트론칭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가능성도 점검했다. 아르까가 가장 의미 있게 본 지표는 장기 잔존율이다. 류 PD는 "많은 글로벌 이용자가 오랜 기간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플레이해 게임성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이용자 의견을 읽고 답변하면서 게임도 함께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렇듯 아르까가 소규모 인디 개발사에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개발사로 전환할 수 있던 배경에는 컴투스홀딩스와의 협업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아르까는 대학 게임 개발 동아리에서 출발한 팀이다. 초기에는 수집된 지표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 낯설었다. 개발 역량은 갖췄지만 마케팅, 글로벌 운영, 현지화 등 정식 출시 과정에서 필요한 영역을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도 있었다.

전환점은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이었다. 아르까는 이 행사에서 컴투스홀딩스와 만나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류 PD는 "개발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소규모 팀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메워줄 든든한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인디 게임쇼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어 우리 같은 팀에게 좋은 기회가 열린 것 같다"며 "현재 번역, 글로벌 품질검증(QA), 마케팅은 물론 사무 공간까지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개발 완성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르까는 컬러스위퍼를 단순한 퍼즐 신작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 경험을 담은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다. 류 PD는 "컬러스위퍼가 하나의 장르 혹은 시스템을 개척한 게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장르와 무관하게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적 경험을 제공하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소규모 팀의 실험에서 시작한 컬러스위퍼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논리만으로 풀리는 퍼즐이라는 명확한 차별점, 인디 게임쇼를 통한 퍼블리셔 협업, 글로벌 운영 지원이 맞물리며 국내 인디 게임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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