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이동권의 빈틈을 메우는 '시소타' 서비스
[조현대 기자]
시각장애인에게 이동은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문제가 아니다. 처음 방문하는 장소를 찾아가야 하거나 늦은 시간 귀가해야 하는 경우, 혹은 복잡한 건물 내부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현재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동지원 서비스로는 서울시각장애인 연합회에서 운영하는 복지콜과 바우처택시 나비콜 등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예약 경쟁이 치열하거나 이용 가능 횟수와 시간에 제한이 있어 모든 이동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공연 관람이나 각종 모임 참석, 병원 진료, 행사 참여 등 정해진 시간에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시간에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시소의 이사장인 진영채 목사는 지난 4월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시소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목사 본인 역시 직접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가족 또한 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필자 역시 지난 4월, 장애인·고령자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현장 운영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노디스트가 제공한 클래식 공연 음성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시소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집에서 공연장까지 비교적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이동 과정에서 운전자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단순한 차량 이동 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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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소타 서비스의 간담회 현장에서 이용자와 드라이버가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 ⓒ 조현대 |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드라이버들의 참여 방식이었다. 대부분 본업이 있는 직장인들이었지만 시간을 내어 두세 시간씩 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운행 시간보다 이동 시간이 더 길었음에도 기꺼이 참여하고 있었다.
드라이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이동 지원이 단순히 사람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동 과정에서 시각장애인 이용자와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어려움을 나누며, 때로는 이용자뿐 아니라 드라이버들 역시 위로와 격려를 얻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시소타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예산 확보와 충분한 드라이버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와 같은 자원봉사 중심의 구조만으로는 서비스 확대와 장기적인 운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가 한 개인이나 소수의 헌신만으로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소타는 기존 이동지원 서비스가 채우지 못했던 이동권의 빈틈을 메우려는 새로운 시도다. 시각장애인에게 이동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문화생활, 사회참여와 직결되는 기본적인 권리이기도 하다.
작은 관심과 참여가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소중한 다리가 될 수 있다. 시소타가 앞으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해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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