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신방과 CEO의 반전…"어린 시절의 사소한 경험이 경쟁력의 선이 된다"

장성순 2026. 7. 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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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장 멘토 이야기 ③] 창업은 혼자 버티는 싸움이 아니라,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

[장성순 기자]

▲ 대담 중인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와 김미균 시지온 대표(오른쪽)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와 김미균 시지온 대표 대담 모습
ⓒ 장성순
창업은 늘어나는데, 성공은 왜 이리 어려울까.

대한민국은 이제 '창업의 시대'를 넘어 '스타트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부 지원사업은 확대되고, 벤처투자 규모도 커졌다. AI와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여전히 높지 않고, 많은 창업자들이 방향을 잃은 채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무엇이 성공하는 스타트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것일까.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가 7월 1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시지온(CIZION) 사무실에서 김미균 대표를 만나 스타트업의 숱한 시행착오와 성과, 그리고 이것이 시사하는 것에 대해 속깊은 얘기를 나누었다. 김 대표는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해 국내 대표 소셜미디어 기업을 일구어온 스타트업 선두주자다. 시지온은 2011년 창업했다.

두 사람은 이번 대담을 통해 "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의 본질"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과 스타트업의 한 끗 차이… 벤처캐피털(VC)이 지갑을 여는 기준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아래 최 대표):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과 일반 창업을 같은 의미로 생각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스타트업은 '혁신'과 '성장'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애견유치원을 창업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좋은 자영업일 수는 있지만 스타트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데이터 기반 행동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를 전국과 해외 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타트업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기업입니다. 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도 바로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동네에서 오래 사랑받는 작은 가게도 훌륭한 사업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그 사업이 전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봅니다. 혁신은 시작입니다. 성장은 목표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김미균 대표는 실제 창업자로서 이 이야기에 공감하시나요?

김미균 시지온 대표(아래 김 대표): 정말 많이 공감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대부분 처음에는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사업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시행착오가 반복됩니다. 좋은 멘토를 만나고,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몇 년의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창업은 혼자 버티는 싸움이 아니라,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대표 : 많은 창업자들이 '맨땅에 헤딩'을 이야기합니다.

김 대표: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주변의 작은 조언 하나, 선배들의 경험담 하나를 붙잡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었습니다.

초기 창업자는 대부분 불안합니다. 확신이 없으니 오히려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조언을 듣고, 때로는 비판도 받아들이며 사업을 다듬어 가야 합니다. 그 과정이 결국 회사를 성장시키는 힘이 됩니다.

맨땅 헤딩을 멈추는 법...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초기 창업자의 불안을 깨라"
▲ 시지온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 시지온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
ⓒ 시지온
최 대표 : 김미균 대표는 대학생 시절 창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당시에는 학생 창업이 흔하지 않았는데요.

김 대표 : 제가 창업을 시작한 것은 대학 2학년 때였습니다. 지금은 대학생 창업이 익숙한 풍경이지만, 당시에는 학생이 회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낯선 일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왜 학생이 창업을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고, 저 역시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창업 환경이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투자도 쉽지 않았고, 스타트업 생태계도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였기에 오히려 선배 창업가들과 벤처업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단순히 사업 조언만 해준 것이 아니라, 창업가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만남들이 제 사업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최 대표 : 대표님의 이력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중학생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는 점입니다.

김 대표 : 많은 분들이 IT를 전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컴퓨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훨씬 이전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께서 "앞으로는 기술이 경쟁력"이라며 컴퓨터 학원에 보내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또래 친구들은 입시학원을 다녔지만 저는 프로그래밍을 배웠습니다. DOS 환경에서 코딩을 하고 HTML을 익히며 정보처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그때는 그 경험이 제 삶을 바꿀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부모님의 선택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꾼 셈입니다.

최 대표 : 결국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군요.

김 대표 : 맞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재미있어서 배웠던 기술이 시간이 지나 인터넷 산업과 모바일 시대를 만나면서 큰 자산이 됐습니다. 인생에는 당장 의미를 알 수 없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집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의 작은 경험이 내일의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비전공자 신방과 CEO의 반전… "어린 시절의 사소한 경험이 경쟁력의 선(Line)이 된다"

최 대표 : 창업 초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김 대표 : 사업은 늘 불확실성과 함께 합니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매출보다 더 힘든 것은 미래를 확신하기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자에게 멘토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멘토 한 사람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여 줍니다.

최 대표 : 실패를 두려워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 대표 :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사람이 결국 성장합니다.

창업은 한 번의 아이디어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시장을 읽고, 고객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수정하며 발전시키는 과정입니다. 실패를 감추기보다 기록하고 분석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배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기술은 수단일 뿐… 글로벌 시장을 조준할 때 달라지는 기업의 체급

최 대표 :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입니까?

김 대표 :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투자자와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이 회사가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기업을 볼 때 먼저 시장의 크기를 봅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장이 작다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크더라도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다면 오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결국 시장과 기술, 그리고 실행력이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

최 대표 : 최근에는 AI가 창업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 : AI는 이제 특정 산업만의 기술이 아닙니다.

교육, 의료, 제조, 유통, 금융, 콘텐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입니다. 기술은 수단입니다.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의 본질입니다.

최 대표 : 한국 스타트업이 반드시 글로벌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대표 : 대한민국 시장은 훌륭하지만 규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디지털 서비스는 국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습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설계하면 성장의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고민하는 순간 기업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서비스 품질, 조직 운영, 브랜드 전략 모두 한 단계 성장하게 됩니다.

최 대표 : 끝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김 대표 : 창업은 혼자만의 도전이 아닙니다. 고객과 시장, 투자자, 멘토, 팀원 등 수많은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배우는 속도가 빨라야 합니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기업이 결국 살아남습니다.

혁신은 한 번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성장은 매일의 실행에서 만들어집니다.

진행 :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정리 및 사진촬영 : 장성순 취재기자 fountainjss@hanmail.net
사진 제공 : 김미균 시지온 대표
아시아 최대 소셜 댓글 '라이브리' 이끄는 IT 1호 소셜벤처
언론·공공기관 등 수천 곳이 선택한 리액션 빅데이터 테크 기업 '시지온'
'시지온'은 온라인 리액션 빅데이터를 가공하여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IT 1호 소셜벤처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리액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한다. 이때 '리액션'이란 온라인에서의 댓글, 리뷰, 인증샷 등을 뜻한다. 시지온은 이 리액션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댓글을 잘 쓸 수 있는 도구, 리뷰를 잘 작성할 수 있는 도구 등이다.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의 소셜 댓글 솔루션 라이브리(LiveRe)와 SNS 콘텐츠 리뷰 큐레이팅 솔루션 어트랙트(Attractt)를 운영하며, KBS를 비롯해 수천 개의 언론사· 공공기관· 기업에 리액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보니 직원의 절반 이상이 기술진이다. 회사의 기본 마인드 자체가 기술에서 나온다.
아시아 최대 소셜 댓글 '라이브리' 이끄는 IT 1호 소셜벤처
두 멘토가 전하는 성장 법칙 "기술에 취하지 말고, 고객의 진짜 문제에 집중하라"

1. 혁신은 출발점일 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만으로는 스타트업이 될 수 없다. 혁신을 시장의 성과로 연결하는 성장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2. 고객이 답이다.
좋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시장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가치를 구매한다.

3. 멘토를 찾아라.
혼자 모든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는 없다. 먼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경험은 가장 좋은 교과서다.

4. 실패를 기록하라.
실패는 끝이 아니라 데이터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분석할 때 다음 성공의 가능성이 열린다.

5. 팀이 경쟁력이다.
스타트업은 대표 혼자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서로 다른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조직은 성장한다.

6. 시장은 계속 변한다.
처음 세운 사업계획이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해야 한다.

7. 기술보다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AI도, 플랫폼도, 데이터도 결국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다.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8. 글로벌을 준비하라.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면 성장의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9. 배움을 멈추지 말라.
성공한 창업가일수록 더 많이 배우고 질문한다. 배우는 속도가 기업의 성장 속도를 결정한다.

10. 사람을 믿어라.
스타트업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기업이다. 기술도 자본도 중요하지만, 함께 성장하는 사람과 조직이 가장 큰 자산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 워킹우먼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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