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북행’ 본격화…5대 금융지주 거점경쟁 불붙었다

김태은 2026. 7.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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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전북이 서울·부산에 이은 제3 금융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금융지주들의 ‘전북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 생태계 조성에 힘입어 금융지주의 전북 거점 구축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달 초 전북혁신도시 내 ‘KB금융타운’을 개소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올해 1월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은행·증권·자산운용·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모인 ‘KB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관련 보도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며 “국가균형발전 조금 더 힘을 냅시다”라며 “KB그룹에 감사하다”고 이례적으로 공개 칭찬한 바 있다.

최근 전북은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북 전주에는 약 150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NPS)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 생태계 구축에 잇따라 뛰어드는 배경에도 국민연금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KB금융의 금융타운 조성 계획 발표 바로 다음 날 ‘자산운용·자본시장 핵심 허브’ 구축 계획을 내놨다. 전북 내 자본시장 비즈니스 토탈 밸류체인 조성에 나선 것이다. 기존처럼 지방에 단순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용·수탁·리스크·사무관리 등 자본시장 관련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금융그룹의 연이은 결정으로 자산운용 생태계 조성을 위한 초석이 단단해지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국민연금과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환영한 바 있다. 이후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 출범식을 열었다.

하나금융도 전북혁신도시를 자본시장 전략 거점으로 낙점했다. 자산운용·대체투자운용·증권·은행(수탁영업) 등 그룹의 자본시장 핵심 기능을 집약한 ‘하나금융 자본시장 One-Roof센터’를 신설한다. 그룹 내 분산된 조직과 인력을 전북혁신도시에 모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기금 연계 사업과 지역 밀착 금융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역시 자산운용·은행·보험 등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전북에 금융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먼저 우리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 마케터를 채용해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은행에서는 기업금융 특화채널인 ‘BIZ프라임센터’를 전북 지역에도 신설할 계획이다. 동양생명·ABL생명은 전속설계사를 중심으로 현지 인력 채용을 확대한다. 우리신용정보는 전주영업소를 신설해 지역 내 금융회사의 채권관리 서비스를 강화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전북에 ‘NH금융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3분기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개소하고 전북 지역 금융지원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NH금융허브’는 전북의 주력 산업인 농생명·피지컬AI·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협업하는 방식이다.

계열사별 역할도 나눴다. 은행은 전북 보증기관 특별출연 등 기업금융을 지원한다. 손해보험사는 기업성 보험을 확대하고, 벤처투자사는 혁신기업 발굴에 나선다. 자산운용사는 전주사무소를 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국민연금 사업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지주들은 전북 근무 인력도 300명 안팎까지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은 기존 전북 근무 인력 150여명에 100여명을 추가 배치해 총 250여명 규모의 금융타운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단계적으로 전북 근무 인력을 300여명 수준까지 늘릴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펀드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60여명의 인력을 전주에 배치했다. 초기 조직 정비를 마친 만큼 정주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150여명 규모의 인력 재배치를 중심으로 단계적 기반 구축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현재 200여명인 전주 근무 인력을 우리자산운용 등 계열사 추가 진출을 통해 총 3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각 금융지주는 지역 인재 채용과 기존 인력 이전을 병행해 전북 거점을 키울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전북 금융중심지 육성 의지와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주를 금융 중심도시라고 옛날에 말은 했는데 거의 안 하지 않았나”라며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전주에 많이 들어가고 있는 만큼 작지만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균형을 맞춰가려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현재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신청서를 공식 제출한 상태다. 금융위는 금융중심지 지정 평가 용역기관을 선정했다.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현장실사를 진행한 뒤 연내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북혁신도시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자산운용 분야의 성장 잠재력과 금융회사 간 협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며 “금융회사와 관련 지원기관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금융 생태계로서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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