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마켓 나우] 운영과 통제, AI 경쟁의 새로운 차원

2026. 7. 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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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부 및 미래자동차석사과정 전임교수

지난 5월, AI 산업의 전장이 바뀌는 신호가 나왔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각자 AX, 즉 ‘AI를 통한 기업 운영 혁신’ 사업을 본격화하며, 경쟁의 초점을 ‘가장 큰 모델’에서 ‘가장 잘 쓰이는 AI’로 옮겼다.

지난 몇 년간 경쟁을 지배한 질문은 “누가 가장 강력한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가”였다. 이제 질문이 바뀐다. “누가 AI를 기업과 국가의 실제 운영 체계 안에 심을 수 있는가.”

이때 진짜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다. 방산·제조·의료·금융·행정 분야에서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AI 성능 부족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데이터가 경쟁자의 지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가 이를 보여준다. 종합 반도체 기업들(IDM)이 TSMC를 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기술 격차 때문만이 아니었다. 고객들은 자신의 설계 자산을 경쟁사가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TSMC는 생산 능력이 아니라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신뢰로 승부했다.

미래의 승자는 고객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데이터를 맡길 수 있는 기업이다. 데이터와 모델 운영을 분리하고, 고객이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AX는 데이터 위에 LLM를 올리는 단순 작업이 아니다. 데이터의 출처와 책임 소재가 추적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AI가 활용할 지식이 아니라 정보 더미일 뿐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AX 운영 레이어’다. 즉, 기존 시스템과 AI를 연결해주고 데이터의 권한을 관리하며 결과를 검증하는 AX 운영 플랫폼이다. AX는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과 국가의 판단과 움직임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역설적으로 산업화가 깊은 국가일수록 AX는 더 어렵다. 제조 설비, 공급망, 의료 기록, 금융 거래, 행정 문서는 막대한 자산이지만 동시에 복잡한 책임 구조를 가진 레거시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정교한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

이 관점에서 ‘소버린(sovereign) AI’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서버가 국내에 있고 현지 언어 모델을 사용한다고 해서 주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진짜 주권은 누가 데이터를 통제하는가, 누가 모델을 선택하고 교체할 수 있는가, 그리고 AI의 판단에 누가 최종 책임을 지는가에 달려 있다. 주권은 선언이 아니라 통제권의 축적이다.

앞으로 AI 패권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통제권의 깊이에서 갈린다. 자신의 데이터와 의사결정 체계를 통제하면서 AI를 운영 시스템 안에 심은 기업과 국가가 승자가 될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부 및 미래자동차석사과정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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