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비관론 폈다’ 전 칭화대 교수 강연 중 신고 당해 경찰 출동

중국 명문 칭화대 교수를 지낸 유명 학자가 베이징에서 강연하며 중국경제를 부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이유로 신고당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정위황(51) 전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부교수는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미래 추세 분석’이라는 유료 강연을 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조사를 받았다.
현장에 있던 한 네티즌은 정 전 교수가 강연에서 중국의 미래 경제가 “거시적으로 비관적이고, 미시적으로는 낙관적”이라며 “이런 상황이 20∼30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정 전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당시 베이징 서우두공항 인근 힐튼호텔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 실전 사례 분석 훈련 캠프’를 진행하던 중 ‘불법 집회’ 혐의를 받아 경찰관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관들이 5분 후에 떠나 강연을 계속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강연이 신고를 당한 것에 대해선 “사람이 유명해지면 시비가 많아지고 많은 사람을 화나게 한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이번 강연 전에도 거침없는 발언 때문에 ‘논란의 왕홍(인플루언서)’으로 불렸다고 명보는 전했다. 그는 최근 올린 영상에서 “글로벌 경제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안 좋은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이 영상은 삭제됐다. 그는 이 영상에서 월드컵이나 미국프로농구 NBA의 비싼 티켓이 모두 팔리는 것은 미국 경제의 번영을 보여주고 미국 스포츠 경기장은 대중에게 혜택을 주는데 중국이 개최하는 대형 스포츠 행사는 “낭비를 초래하고 이는 결국 모두 서민이 부담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가 지난달 27일 개최한 ‘CMSI과학마케팅학원 핵심 회원 강좌’에서도 중국 사회학계 석학인 쑨리핑 전 칭화대 교수가 나와 중국 사회와 거시 경제 미래 추세를 분석했다. 쑨 전 교수는 중국이 현재 쇠퇴기에 있고 유럽·미국 등은 과열기, 일본·한국 등은 회복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중국 대학들이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을 막는 것을 “게으른 행정”이라고 비판해 사회적 논쟁을 불러왔다. 그는 이 사건으로 소셜미디어에서 15일간 발언이 금지되자 “일단 봉쇄되면 말할 기회가 없으니 먼저 살고 봐야 한다”며 “사회 문제를 더 이상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칭화대 출신인 정 전 교수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칭화대에서 16년간 재직하다가 2년 전 사직했다. 이후 CMSI과학마케팅학원을 설립해 강의에 나섰다. 이번 베이징 강좌에는 약 500명이 참가했고 경찰에 신고된 ‘하버드 경영대학원 실전 사례 분석 캠프’는 참가비가 9800위안(약 224만원)이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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