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빈 깡통 물려받아"…김신 완도군수, 전임 군정 '작심 비판'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2026. 7. 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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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관치행정 청산" 선언…대대적 쇄신 예고
재정 위기 폭로…"해양치유센터 등 파헤칠 것"

김신 제40대 완도군수(민선 9기)가 1일 취임 일성으로 지난 24년간 이어진 직업공무원 출신 군수 체제의 낡은 적폐 청산을 강조하며, 텅 빈 군 금고의 현실을 군민들 앞에 가감 없이 꺼내 들어 향후 군정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완도청해진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김 군수의 취임식은 박지원 국회의원, 최정욱 완도군의회 의장과 군의원 8명, 그리고 2,000여 명의 군민이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열렸다.

단상에 오른 김신 완도군수가 수산업 붕괴 위기와 관광 침체 등 지역이 직면한 난제를 타개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이준경 기자

특히 12개 읍면의 바닷물을 하나로 섞는 '합수식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군민 통합의 의지를 다졌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이인영 의원이 영상 축사로 힘을 보태며 분위기를 달궜다.

축제 분위기로 시작된 취임식장은 신임 군수의 서늘한 '재정 위기 폭로'가 이어지자 이내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것은 선거 혁명"…50년 '완도 찐토박이'의 쇄신 선언

단상에 오른 김 군수는 이번 당선을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고착화된 선거 문화를 넘어선 새로운 선택이자 선거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 24년을 이어온 직업 공무원 출신들의 군수 중심 행정에서 과감한 변화를 요구한 군민들의 명령"이라며 뼈있는 일침을 가했다. 자신을 '50년 넘게 고향을 지킨 완도 전문가'로 소개한 김 군수는 현재 완도가 직면한 상황을 '지방자치 이후 최대의 위기'로 진단했다.

완도군수 취임식에서 김신 군수, 박지원 국회의원, 최정욱 완도군의회 의장이 나란히 자리에 앉아 있다. 이준경 기자

전복 산업을 비롯한 수산업의 붕괴 위기, 관광 침체, 인구 소멸 등의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가칭)완도군정혁신위원회 설치 ▲전복 수산 위기 극복 TF 즉시 가동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공직사회를 향해서는 "줄 세우기와 인사청탁, 눈치 보기와 책임 회피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과 원칙에 기반한 강도 높은 인사 혁신을 예고했다.

취임식 말미의 대반전… "재정 살림 펼쳐보고 충격받아"

이날 취임식의 하이라이트는 행사 말미 '군민께 드리는 말씀' 순서였다. 인수위원회 시절 파악한 완도군의 재정 성적표를 들고나온 김 군수는 "살림살이를 펼쳐보고 충격을 받았다. 새 하반기 살림을 맡은 저에게는 빈 깡통만 물려줬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완도대교 아치 슬로건 교체 사업을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직격했다. "12년 동안 떼지 못하던 '건강의 섬' 슬로건을, 전임 군수 임기가 불과 40여일 남은 시점에 5억 원이나 들여 '해양치유 완도'로 바꿨다"며 "새 군정의 철학이 담긴 슬로건을 달아야 함에도 무리하게 예산만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완도군의 핵심 사업 '해양치유센터'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김 군수는 "1년에 수십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고 60명 규모의 직원을 채용해 운영 중인데, 수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마당에 그곳에 또 수영장을 짓고 직원 숙소 명목으로 100억원 넘는 예산을 들이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수많은 완도 군민들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준경 기자

그의 지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려한 치적 사업 이면에 ▲섬 지역 LPG 가스통 운송비 지원 부족 ▲노인 이·미용 지원(11억원) 미편성 ▲야간 운항 지원(7억2,000만원) 미확보 등 서민 밀착형 예산이 펑크난 현실을 짚었다.

또한, 200억원 이상의 생활폐기물처리장 기금이 이미 소진돼 당장 700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군수는 "제가 군수가 된 이상 재선을 위해, 3선을 위해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이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개혁 과정에서 저항과 루머가 있겠지만 모든 것을 군민께 알리고 직접 돌파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청년 향한 러브콜 "평범한 아빠의 마음으로…함께 완도 만들자"

강도 높은 비판 직후, 김 군수는 완도 청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자신을 "군수이기 이전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평범한 아빠"라고 지칭한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고향으로 여기고 살아갈 수 있는 완도를 만들 테니 청년들이 파수꾼이 돼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청년 귀환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 정책 발굴을 약속하며,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완도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취임 첫날부터 전임 군정과의 확실한 선 긋기와 함께 뼈를 깎는 재정 진단을 예고한 김신 호(號). 지역 정가와 군민들의 눈과 귀가 순차적으로 내놓을 김군수의 '재정 건전화 방안'과 '수산 TF 운영 계획'에 집중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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