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통논쟁 피하는 정청래…그 뒤엔 2007년 ‘노무현 키즈’ 흑역사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일 국회로 복귀했다. 김 전 총리는 이임사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새로운 장에서 더 큰 사명감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직후 국회 곳곳을 찾았다. 오후 민주당사, 국회 본청, 의원회관 등을 돌면서 당직자와 국회 보좌진에게 인사했다. 본청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뒤에는 “제일 먼저 친정인 당에 들르는 게 맞고, 당을 지키는 기둥인 당직자들과 가까운 동지를 만나고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민주당 상임고문들과 함께 만찬을 진행했다.
복귀한 김 전 총리는 8·17 전당대회에서 맞붙을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김 전 총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대표가) 애쓰셨고, 이룬 것도 많은데 시대에 따라 당이 갈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리더십의 모습으로 꼭 두 번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보도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도 “우리나라 국정 중심은 대통령이고, 대통령을 지원하는 여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그 점에선 제가 가장 (대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에 친청계(친정청래계)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가 있냐고 김 총리가 물었답니다. 총리 하다 굳이 당 대표 할 필요는 있으실까요?”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반청(반정청래)계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정 전 대표는 지난 1년간 기회를 받았지만, ‘엇박자 대표’ 였다”고 반격했다.

당권 주자들 사이의 공방은 이날도 거칠었지만, ‘노무현 적통 논쟁’은 다소 가라앉았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정 전 대표에게 “‘노무현 적통’을 따질 자격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정 전 대표가 “허위사실”이라고 반발하며 번진 논쟁이다. 송 의원은 다음 날 사과했고, 자신을 “노무현 키즈”라고 호명하던 정 전 대표도 “소모적 적통 논쟁 하지 맙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친노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인사는 1일 통화에서 “송영길ㆍ정청래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서 득 볼 사람이 없다”며 “송영길과 정청래가 노무현을 두고 싸운다는 건 낯짝이 두꺼운 일”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과 정 전 대표 누구도 ‘친노(친노무현) 적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에 기반을 둔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려 2002년 정치에 발을 들였다. 17대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을 타고 초선 배지를 단 86세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현 통일부 장관)이 2007년 노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탈당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할 때에, 정 전 대표는 정 의장 옆에 섰다. 정 전 대표는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이끌었고, ‘정통’ 출신들은 지난 전당대회 때 정 전 대표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그때를 기억하는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 장관은 지지율이 떨어지는 노 전 대통령을 버렸고, 정청래는 정동영 캠프의 핵심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정 장관과 주변인들을 ‘배은망덕하다’고 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주변에 “2005년 노 대통령이 문화관광위원회 위원과 했던 만찬 자리에서 예산 문제로 노 전 대통령과 크게 다퉜다가 이후 청와대 인사들이 공관 출입을 막아 노 전 대통령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곤 했다.

정 전 대표를 비난했던 송 의원의 과거도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정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던 송 의원은 당시 손학규 캠프에 합류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권위주의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중국 문화혁명 때처럼 의원들을 옥죄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던 송 의원이 노사모 반발에 발걸음을 돌린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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