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당뇨병 치료는 진화했는데…"급여기준은 15년째 그대로"

김효경 2026. 7. 1. 16: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일 당뇨병 신약 처방 지침 개정 심포지엄
SGLT2 억제제·GLP-1RA 접근성 확대 요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제때 이뤄져야”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당뇨병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신약 처방 지침 개정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당뇨병 치료는 혈당 조절을 넘어 체중 관리와 저혈당 예방, 합병증 관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맞춤형 치료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보험급여 기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환자들이 최신 치료 혜택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조영민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이사(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당뇨병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신약 처방 지침 개정 심포지엄’에서 “최신 근거에 기반한 치료가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2020년 333만4989명에서 2024년 396만4960명으로 약 19% 증가했다. 2024년 기준 남성 환자는 222만7898명, 여성은 173만7062명으로 집계됐다.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과거 혈당 조절 중심에서 심혈관·신장 보호와 체중 관리까지 고려하는 통합 관리 전략이 강조되는 추세다. 최근 당뇨병 진료지침은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 여부에 따라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를 조기에 병용하거나 우선 사용하는 맞춤형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김종화 대한당뇨병학회 보험이사(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가 1일 ‘당뇨병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신약 처방 지침 개정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당뇨병 치료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여전히 과거 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학회는 2011년 고시된 ‘당뇨병 약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이 15년째 큰 틀을 유지하면서 변화한 치료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획일적인 '메트포민 우선' 급여체계에서 벗어나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제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화 대한당뇨병학회 보험이사(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는 ‘현행 당뇨병용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의 문제점과 쟁점’ 주제 발표에서 “현행 급여기준은 메트포민을 초기 치료제로 두고 특정 약제 조합을 제한하는 구조”라며 “기전상 합리적인 병용요법도 급여 제한을 받는 경우가 있어 환자 상태에 맞는 초기 병용치료나 맞춤형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LP-1RA 역시 선행요법과 체질량지수(BMI) 등 다양한 급여 요건이 적용돼 실제 임상에서 다양한 환자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급여기준과 진료지침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개선 방향으로 ▲1차 사용 약제 기준 유연화 ▲동반질환 환자의 SGLT2 억제제·GLP-1RA 1차 약제 우선 사용 ▲합리적인 병용요법 확대 ▲인슐린과 GLP-1RA 기준 개정 등을 제안했다.

권혁상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이사는 이어진 토론에서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와 GLP-1RA는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제로 자리 잡았고 체중 감량 효과도 입증되면서 2형 당뇨병은 완치의 영역까지 넘보는 만성질환이 됐다”며 “이제는 충분한 근거를 갖춘 치료제를 당뇨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도 급여기준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염동식 당뇨와건강 환우회 회장은 “국내외 진료지침은 환자의 상태와 동반질환에 맞는 약제를 우선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급여기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GLP-1RA 중 하나인 오젬픽의 경우 오남용 우려 등을 이유로 일반원칙 외에 별도의 까다로운 급여 기준이 적용돼 정작 당뇨병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대한당뇨병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최신 진료지침을 반영한 당뇨병 치료제 보험급여 기준 개선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