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4만원 ‘관리급여’ …병원들 “운동치료로 바꾸세요”

정부가 비급여 영역이던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관리급여 항목으로 편입하는 제도를 1일부터 시행했다.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 온 도수치료의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도수치료 대신 다른 비급여 치료를 권하거나, 도수치료를 아예 중단하는 병·의원이 나타나자 의료계에선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선별급여 제도 안에 관리급여’ 유형을 신설하고, 도수치료를 첫 적용 항목으로 지정했다.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해 정부가 가격과 진료 기준을 정하되, 환자 본인부담률은 95%로 높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고형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국장은 “그간 도수치료는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가 매우 크고 선택적ㆍ보조적 성격이 강함에도 오남용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1회 평균 11만원 안팎이던 도수치료 비용은 전국 의료기관에서 4만3850원으로 단일화됐다. 치료 시간은 1회 30분 이상을 기본으로 한다. 1시간 이상 치료하더라도 별도 비용을 더 받을 수 없고, 같은 금액만 산정된다.
이용 기준도 강화됐다. 도수치료는 원칙적으로 주 2회, 연간 15회까지만 인정된다. 수술이나 골절 이후 관절이 굳어 잘 움직이지 않는 ‘관절 구축’이나 ‘강직’ 소견이 있는 경우 의사 판단에 따라 연간 24회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기준 횟수를 넘기거나 피로 회복, 체형 교정 등 개인적 필요로 받는 도수치료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실손보험 보장도 받을 수 없어 치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의료계는 “국민의 치료권과 의사의 전문적 진료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원가에선 관리급여로 편입된 도수치료를 중단하거나,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다른 비급여 치료를 환자에게 권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자가 찾은 서울 마포구의 A정형외과는 “7월부터 도수치료 대신 운동치료를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급여가 된 도수치료를 하게 되면 인건비가 맞지 않는다”며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한 운동치료를 받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종로구의 B정형외과는 “정부 정책에 따라 1일부터 도수치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원장과 상의해 다른 비급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중구의 C신경외과는 “물리치료와 통증주사만 한다”고 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도 1일부터 환자들에게 도수치료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기존에 도수치료를 받았던 환자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대체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강도 높은 모니터링을 예고했다. 조미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전략부장은 “제도 시행 이후 다양한 풍선효과가 예상된다”며 “비급여 보고제도와 급여 청구 자료를 활용해 도수치료 대신 다른 유사 통증 치료 비급여 가격을 올리거나, 그쪽으로 환자가 전이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의 진료권 침해 우려에 대해 복지부 고형우 국장은 “도수치료는 효과성이 낮게 권고돼 비급여로 운영돼 왔고, 의사회와 의학회에 문의했을 때도 횟수 제한은 15~24회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실손보험 자료로도 도수치료 이용 횟수는 연 12회가 평균이어서 연 15회면 대상자의 95%를 포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희 부장은 “소아 사경 등 특정 예외군이나 장기 치료가 불가피한 환자에 대해서는 하반기 동안 현장 의견을 수렴해 급여 기준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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